Mel Graham. Heavenly Glory
김제시 죽산면을 지날 때였다. 노을이 꽤나 고됐는지 눈자위가 시뻘겋다. 어떻게 위로할지 몰라서 액셀을 힘껏 밟았다. 아,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룸미러로 뒤를 봤다. 눈동자를 떴다 감았다 붉으락푸르락한다. 곧 들어올 밤이 외로워 나를 따라나선 듯싶다.
부안군 진동면에서 차를 멈췄다. 저 녀석을 예서 재워야 내 갈 길 망설임 없을 듯싶어서다. 풀벌레 소리인 가 싶었는데, 성큼성큼 밤 들어오는 소릴 들었다. 그제야 이마까지 활활 태운 노을이 새근새근 하다. 네 마음 나 안다. 인연은 물과 같다고 내게 말한 이가 있었다. 그리 애태운다고 머무는 것도 붙잡은들 돌아서는 일 아니라고 하더라.
몇 해를 보냈는 데 여전히 그 말은 생생하다. 가만히 있어 보니, 밤이 들어 고적한 이는 사실 나였다. 너를 달랜다는 말은 핑계였다. 그 사람이 남긴 인연 결기를 네 노을로 녹여주길 부탁하려 나는 멈춘 것이었다. 고백을 안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