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UNY] 인연을 탐하다①

Creative by Richard Burlet(1957 ~ )

by 한봉규 PHILIP
Richard BURLET - Catherine La Rose (14).jpg Catherine La Rose




나를 좀 봐 줬으면 싶은 데 그 사람 시선은 나를 비껴간다. 시선이 갈만한 곳을 속속들이 뒤졌다. 하지만 이미 다녀갔거나 내가 앞질러 와 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시선을 기다리는 일이 있을 때면 눈을 감고 꿈을 꾼다.


누군가 나를 부축했고 그 힘을 빌려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내 몸이 이처럼 무거웠던가. 숨 쉬는 일은 또 어떤가. 할딱할딱 소리 내는 걸 보아하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햇살과 공기가 어울린 아지랑이의 춤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누군가의 말소리도 정겹고 보드랍다. 남은 일이 있다면 그 사람 보고 싶다.


커튼을 걷고 눈 마중 나온 그 사람의 곰살궂음을 더한 히죽이며 건네는 ‘안녕~’ 한 마디면 족한데, 꿈에서까지 내 인연은 접은 듯 그 사람 창은 고요하다.


어느 곳이어야 그 사람과 다정할 수 있는 것일까.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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