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봉규 PHILIP Jul 03. 2020

[삼삼한] 에바 알머슨

Creative by Eva Armisen(1969 ~  )





행복을 그리는 화가라고 들었다. ‘행복을 그린다고...’ 호기심이 났다. 작가는 이런 말을 한다. 어느 날 정원에 작고 귀여운 새 한 마리가 느닷없이 날아드는 광경에서 작품 영감(inspiration)을 얻는다고 말이다.


새 심장 뛰는 소리가 작가 심장에서 공명을 시작할 때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는 데, 완성한 작품을 보면 캔버스 구석구석까지 행복이 듬뿍듬뿍 넘치더라는 것이다. 이 순간을 붙잡아 두기 위해 그림 그리고, 글 을 쓴다는 것이다. 이 말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실제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탄복을 하고 눈물을 왈칵 쏟아도 부끄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 어떤 상상이라도 좋다. 호기심을 꽉 물고 날아든 귀엽고 작은 새 마냥 자유롭게 날아다니자. 하지만 두려움이 앞설 수 있다. 이럴 때는 실수하기 마련이다.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시행착오 없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된 사람 없다는 말 의미를 되새기자.


'내려놓으면 비로소 보인다'라는 말은 종종 듣기 싫을 때가 있다. 하지만 행복이 스며드는 방식을 안 이상 내려놓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제일 아까운 것을 가장 먼저 내려놓는 것이다. 내 경우는 쌓았다고 착각한 지식이다. 그걸 쥐고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가 마음에 멍이 들었다. 행복이 들어왔다가도 신기루처럼 사라졌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우연히 날아든 새들 지저귐이 영감이었다는 에바 알머슨 말은 붙잡아 두고 싶은 순간은 환상 속 행복였다기 보다 죽는 날까지 행복 그 자체를 그림으로 남기겠다는 뜻이었다. 나는 이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새 한 마리에서 시작한 영감이 한 폭 그림이 되는 과정은 불안과 오해, 착각이 만든 불행을 살살 털어 내는 일이었다. 털어낸 자리는 무색무취할 줄 알았지만, 행복한 자기 모습을 발견했다는 말이다. 작가의 그 마음이 어느 새 내 심장으로 날아와서는 둥지를 튼 어미 새처럼 느껴진다. 707.

매거진의 이전글 [삼삼한] 이완배 기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