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갤러리] Boris Kustodiev

가을이 예쁘게 그사람과 함께 있다.

by 한봉규 PHILIP
autumn-1915.jpg!Large.jpg Autumn over the town. 1915.

pravlife.org



11월 컬렉션, 일상



창 밖을 내다보면 노란 은행나무가 있다. 오늘 유난하다. 빛깔이며 소리며 심지어 고 특유의 냄새까지 노랑노랑 하다. 마치 붙잡아도 소용없다.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을 들은 그날이 떠 올랐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날로부터 1021일 동안 나와 온갖 정은 다 나눈 셈이다.


말은 몸으로 익힌다고 한다 했던가 몸으로 익힌 그날의 말을 은행나무와 도란도란 나눈다. 바람에 한 잎 두 잎 은행잎이 파란 하늘로 솟아오를 때면 나도 따로 오르고, 바닥으로 곤두박이칠 할 때는 그 바닥에서 함께 뒹근다.


그렇게 그 사람 기억을 애무하는 날 Boris Kustodiev 그림 속에 내가 있다. 그가 바라보는 그곳에 가을이 예쁘게 그 사람과 함께 있다.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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