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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Nov 09. 2020

[H 갤러리] Karen Offutt

이름이 생각난 이유를 내 마음이 일러줬다.

Karen Offutt. 1967.

reddit.com



11월 컬렉션, 일상



아침 햇살이 바람결에 사방 헤매다가 한 곳에 모였다. 나도 그곳으로 향했고, 우린 함께 커피를 마셨다. 햇살은 내 어깨에서 잠시 우쭐대다 사라졌고, 바람은 내가 사실은 유령이야라는 말로 나를 웃긴다. 저마다 한 마디씩 남기는 데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이름이 떠 올랐지만 거기까지였다.


온갖 감정 파편들이 곳곳을 찌르면서 왜 그랬냐고 나를 추궁할 때쯤 카페라테를 손에 쥐고 있었다. 바람은 여전히 자기를 유령이라며 거들 먹였고, 햇살은 얼굴을 붉힐 틈도 없이 저물었다. 이 잠깐 동안 따듯함이 쇠꼬챙이처럼 굴던 사연 많은 감정을 한데 모으고는 이제 됐다 그만하면 할 일 한 것이다.


나무라듯 타이르듯 애매모호한 말이었지만 신기한 것은 하얀 거품으로 몽땅 숨어들었다. 그제야 이름이 생각난 이유를 내 마음이 일러줬다.  301.



전략컨설팅[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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