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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Jul 13. 2021

[삼삼한] 함흥차사, 카카오 블루 T

2021. 7. 8. 목.



5일째 기다리고 있다. 8월 중 상장을 앞두고 있고, 카카오 블루 T 이벤트가 한창인 카카오 모빌리티 답변을 말이다. 사건 전말은 이렇다. 지난 목요일(7. 8.) 아침 일찍 나설 일이 있어 카카오 택시를 호출하려고 했다. 새로운 서비스 블루의 등장에 호기심이 들었고, 택시를 불렀다. 바로 배차 서비스치고 6분이 지나서야 기사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길을 잘 못 들었다는 것이다. 그럼 배차 취소할까요 했더니 그러라고 했다.


한데 취소와 동시에 배차 취소에 따른 수수료 2000원이 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블루 서비스 개시 기념 호출비 500원을 받지 않겠다던 호의는 배신감이 되었다. 곧바로 취소 수수료 문의하기에 여차여차 사정을 남겼다. 그 후로 무소식이다. 내가 한 일이라곤 블루 서비스를 이용했고, 기사분이 길을 잘 못 들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기사분 동의하에 배차 취소를 한 것인데 취소 수수료를 내가 내야 하는 이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사정이 어찌 됐든 간에 배차 취소는 고객이 했으니 수수료는 받아야 한다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인 것일까. 아니면 곧 상장을 앞둔 상태여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기간 매출을 급등 시켜야 하는 안면 수심 뻔뻔함을 장착한 탓일까.


홈페이지는 정말 휘황찬란하다.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 정성과 노력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가 겪은 이 일에 대한 배차 취소 수수료를 내가 내는 것이 합당한 일인지 성의 있는 답변을 듣고 싶을 뿐이다.  




함흥차사 다음 글 [삼삼한] 챗봇 신디 (brunch.co.kr) 

2021. 7. 13. 화. 


함흥차사, 카카오 T 블루 글을 쓴 다음날 아침 고객센터로 직접 문의했다. 챗봇 상담사 신디가 나를 응대해 줬다. 상담은 5분도 걸리지 않았고, 배차 취소 수수료는 환불받았다. 이 일을 5일 동안 묵혀둔 까닭은 답변으로 들을 수 없었다.


시스템 오류였을까 문의 사항을 접수한 직원 실수였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담당 부서에게 전달하겠다는 글을 내 화면에 신디는 띄웠다. 내 쪽에서 딱히 할 말이 없자 챗팅봇은 2분 후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계속 궁금했다. 5분이면 해결할 일을 5일 동안 깔고 뭉갠 까닭을 말이다. 단순한 버그였을까 아니면 프로그래밍 시 내 경우의 수를 AI가 간파하지 못한 것일까를 말이다. 만약 후자였다면 시스템 완성도가 낮은 채로 무엇인가에 쫓기듯 서비스를 오픈한 결과 이 사달이 난 것이겠구나 싶었다. 그 진위를 알 수는 없다. 다음 업데이트 때 내가 겪은 이 항목이 반영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 작은 소동을 겪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객 불만 사안은 사람이 직접 응대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기술이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점은 분명 있지만, 챗봇이 내게 전하는 미안하다 사과한다는 말에 담긴 기분과 정서는 알고 하는 말인지 해서 하는 말이다. 





#카카오택시 #기사분이길을잘못듦 #하마터면내가늦을뻔 #취소수수료는내가왜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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