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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Aug 31. 2021

[삼삼한] AUGUST · H갤러리 매거진 다운로드

#한봉규

A Large Diver. Paper Pool27. 1978. colored and pressed paper pulp 72x171 in.


'속상할 때 데이비드 호크니'라는 한 마디로 시작한 8월이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처음 알았고, 2019년 호크니 서울 전시회 때는 땡볕 아래 1시간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전시회는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않았다. 데생 작품이 꽤 많았고 꼭 보고 싶은 원작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때 아쉬움이 내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만큼은 호크니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었다. 속상할 때 데이비드 호크니라고 말한 것은 호크니 첫 작품을 콜렉팅 할 때 속상한 일이 있어 붙인 이름이었는데 작품을 본 후에 속상함이 말끔히 사라지는 느낌이 좋아서 몇차례 썼던 것 같다.


수영장 시리즈를 탐색하던 차에 데이비드 호크니가 이 작품을 어떻게 시작했고, 이 주제를 통해 얼마만큼 거듭났는지가 꽤 흥미로웠다. 이에 대한 여러 평론가 중론은 그가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이사온 사건을 중요시 여겼다. 호크니가 태어나고 자란 영국 요크셔 지방과는 전혀 다른 도시 풍경이 호크니를 사로잡았고, 그중 수영장은 호크니에게 정말 충격적인 서사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수영장은 호크니의 가장 빛나는 사랑과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이별을 함께 한 작품이었다. 수영장과 빛이 일구는 오묘한 조화와 균형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더는 숨기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상징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수영장의 두 남자'(Portrait of a Artist, Pool with Two Figures. 1972)는 사실 호크니 자화상이라는 점을 알았을 때 가슴이 아렸다. 이별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호크니 수영장 시리즈는 내게 사랑을 대하는 한 사람의 특별한 감정의 한 순간처럼 보였다. 아련아련한 내 사랑흔도 모닥불처럼 일어나는 것도 같았다.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그림값이 비싼 호크니 작품을 이렇게 내 맘대로 해석해도 되는 가 싶었지만 대작가 호크니는 아름다운 흔적이니 소중하게 간직하라고 한 마디 해 줬을 것이다.

Paper Pool. 1978. <출처: artsy.net>



수영장 시리즈는 Paper Pool 이란 소재를 탄생시켰다. 짐작컨대 이 재료의 발견은 수영장 시리즈가 아니었더라면 각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Paper Pool은 종이를 으깨서 펼친 다음 그 위에 물감 칠을 하는 기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호크니가 이 기법을 창안한 것은 수영장 물 표면으로 투과하는 빛이 자아내는 숨쉴 수 없는 공간을 좀 더 실감나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낳은 산물이다. 요컨대 그림을 가장 그림답게 그리기 위해 찾은 기법이어서 그의 탐구 능력과 창의력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수영장 시리즈로 시작한 데이비드 호크니에 대한 탐구는 2가지를 얻었다. 하나는 수영장 시리즈가 호크니 작품 전체 중에서 차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았고, 다른 하나는 이 수영장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호크니는 미술계에 기리 남을 소재를 테크니컬 하게 쓰는 방안을 남긴 점이다. 여기까지가 호크니 시즌1이라고 할 수 있다. 시즌2는 수영장 시리즈 이후 부터 아이패드 페인팅 전까지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을을 기다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8월 동안 [H 갤러리] 글을 격려해 주시고 아껴 주신 브런치 작가 님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요즘 일교차가 꽤 심하더라고요. 모쪼록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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