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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Jan 07. 2022

[삼삼한] 목표, 사소한 일의 총합

#한봉규

PHPTO BY cho mijin

인생은 일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첫 챕터 첫 문장이다. 요지는 이렇다. 목표를 이루는 가장 빠른 방법은 오늘 할 일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의지를 불살라 주간 월간 분기 반기 연간 계획을 세우지만 따지고 보면 그 각각은 매일매일 계획한 일이 축적한 결과라는 것. 한데 이 일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어 궁극적으로 목표 달성은 실패한다고 한다.


그럼 목표를 달성하는 하루는 어떻게 보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어제 있었던 일은 미련 없이 잊어야 한다. 후회스러운 일이라 해도 오늘 땅을 친들 그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간단명료한 진리를 잊는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실천력 결여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내 한 모습도 여기에 걸쳐 있다. 이를 타개할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목표를 세웠으면 이것저것 돌아보지 말고 할 일에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오늘 할 일에 말이다.


한 가지가 더 있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큰 경우다. 내 능력에 알맞은 목표를 세웠음에도 정말 이 목표를 해 낼 수 있을까 염려하며 스스로 불안에 떠는 일이다. 그러지 마라! 그러면 될 일도 안 되고 목표는 몽상으로 전락할 뿐이다. 목표를 이룬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목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좋은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 중 오늘 일이 무엇인지를 상상 그다음으로 점검하고 열중해야 한다. 특히 오늘 할 일을 말이다.


내가 사는 집 가까운 곳에 분식 집 하나 새로 들어섰다. 서울 모처에서 김밥으로 유명세를 좀 탔다는 말을 들었다. 야식 거리로 입맛에 안성맞춤이겠구나 싶었다. 딱 그 정도 생각을 가졌을 뿐 김밥 맛을 볼 기회는 없었다. 그러던 차 그 분식 집 앞을 지나가다 흥미로운 장면이 내 시선을 끌었다.


홀 서빙과 관리를 맡아 하고 있는 젊은 친구가 수건으로 김밥 말기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동글동글 말고 있는 수건을 다시 풀고 손끝에 힘을 주며 다시 말기를 반복한다. 손님이 부르면 갔다가 와서까지 수건 김밥 말기를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또다시 한다. 말기 연습하는 그 젊은 친구 눈빛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되레 초롱초롱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진리 하나는 새삼 확인하고 터득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늘 할 일에 집중하고 열중하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를 발견한 것이다.


김밥 말이 도구를 쓰면 될 일을 어째서 저런 노력을 들이는 것일까? 어머니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는 효심일까 아니면 김밥만큼은 우리 모자(母子)가 최고라는 자부심을 잇고자 하는 신념일까. 그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자기 일을 귀하게 여기는 이런 마음가짐과 하루 어떤 시간을 귀하게 쓰는 노력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 분식 집이 이곳에 오기 전 유명했다는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김밥을 마는 데 진심이었던 것이다.


다시 한번 이 말을 새길 수밖에 없다. 목표는 크기가 아니라 방향이고, 작고 사소한 일을 오늘 중요한 일과로 반복할 때 쌓이는 축적의 힘 총합이 바로 목표 완수라는 사실을 말이다. 젊은 친구의 수건 김밥 말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목표 #사소한일 #총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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