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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Jan 07. 2022

[삼삼한] 목표, 오늘만큼은

PHOTO BY cho mijin


데이터 리터러시 · 데이터 분석 책이 책상 위에 있다. 심심타파 삼아 들쳐 보고 가끔은 삼매경에 빠지기도 한다. 한데 오늘은 손길이 가지 않는다. 대신 넷플릭스를 열었고 그대로 서너 시간을 보냈다. 불현듯 책 반납 날짜가 떠올랐다. 두 책 모두 독서율이 50% 문턱을 가까스로 넘은 터라 반납 연기 신청을 했다. 그때였다. 이 책을 내가 왜 빌렸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인공지능 · 빅데이터 · 메타버스라는 말을 최근 자주 들으면서 그 속 내용이 무엇인가 싶은 호기심에 선택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내 주력 강의 주제인 전략 · 의사결정 · 문제해결 세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정도는 한 것 같다. 한데 지지부진하다. 10여 일 동안 품고만 있었던 꼴이다. 이런 일은 또 왜 일어난 것일까?


주력 강의 분야를 새 단장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까지는 좋았다. 요컨대 꿈은 꿨지만 목표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계획도 없었다. 그럼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첫째, 책을 빌린 까닭을 분명하게 했어야 했다. 이를테면 내가 이 책을 읽는 까닭을 자문자답했어야 한다. 설사 자문자답을 몰라서 못했다면 적어도 2022년 1월 10일까 완독하겠다 정도는 마음먹었어야 했다.    


둘째, 사정이 어쨌든 간에 책을 빌려 왔다면 어떤 계획이 있어야 했다. 예를 들어 오늘만큼은 데이터 분석 중 회귀 분석 챕터는 읽고 요약 글을 블로그에 게시하겠다는 각오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매일 독서 계획을 세워야 약속을 지킬 수 있다.


해서 책을 빌린 까닭부터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쓰면 이렇다. 데이터 리터러시와 데이터 분석 두 권을 빌린 까닭은 세 강의 주제 즉, 전략 · 의사결정 · 문제해결 과정을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어 적합한지를 탐색하는 용도이다. 목표는 세 과정 중 가장 적합한 과정을 결정하는 것이고, 데드라인은 책 반납 일까지다. 앞으로 7일 남았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사소하고 작은 목표를 계획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 기술 통계 · 추세선 · 상관분석 · 군집분석 · 회귀분석 · 텍스트 마이닝 7개 부분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만큼은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완독하겠다'라고 선언하고 포스트잇에 써 책 표지에 붙이는 것이다. 이렇게 목표와 계획을 정리하자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이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특히 오늘은 무엇을 하겠다고 말을 했을 뿐인데 뇌가 반항도 저항도 없다. 우선순위 맨 꼭대기에서 되레 뇌가 나를 응원하는 듯싶다. 오늘 할 일은 리터러시 역량이야~ 지금 넷플릭스를 보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지. 지금 당장 책을 펼치지 않으면 자칫 잘못하면 연체료를 내야 할 지도 몰라! 게다가 데이터 기반 과정을 만들지도 못하고 올 한 해를 우울하게 보낼 수도 있단 말이지. 적어도 자신과의 약속은 지켜야 하지 않겠어라며 나를 책상으로 끌어당긴다. 참 신기한 경험인데다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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