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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Jan 26. 2022

[삼삼한] 목표, 100번 쓰기와 같은 행동

#한봉규

PHOTO BY cho mijin


몇 가지 목표를 세웠다. 예를 들면, 외국인과 친해지고 올 연말에 그와 커피숍에서 1시간 대화하기, 복싱 배우기, 책 출간하기 등이 그것이다. 각 목표에 세부 계획을 짜고, 종료일까지 설정했다. 하지만 두 가지가 부족했다. 하나는 계획을 실행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다른 하나는 갑작스러운 몸살에 걸려서 계획은 늘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한번 틀어지고 나니 다시 마음잡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 목표 외에 규칙적으로 해야 할 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고 작심삼일이 된 것이다.


이 실패를 되돌아봤다. 시간 확보를 못한 점은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은 것이 원인인듯했고, 몸살은 예측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기미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그 징조를 무시했던 것 같다. 깨달은 바도 있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목표라는 타이틀 바로 아래 건강을 앞 순위로 놓는 까닭을 말이다. 이를테면 옴짝달싹 누워 있으면 목표고 뭐고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일이 목표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였다. 특히 목표를 그저 이루고 싶은 일 정도로 취급하면 안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렇다면, 목표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간절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해야 할 절박한 이유를 찾아야 하고, 그 이유에는 내가 신념처럼 여길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일례로 복싱 배우기 목표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을지언정 복싱을 배우는 과정에 담고 싶은 내 가치는 무엇이고, 어떤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지에 대해 사려 깊지 못한 것이다. 이 일을 좀 더 실천적이고 현실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최근 많은 이가 실행하고 있는 100번 쓰기 또는 100번 말하기이다. 


이 방법은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이 유튜브에서 처음 소개했다. 그 강연을 들었고 지금 당장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내 관심사는 왜 그 방법일까? 김승호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다. 목표를 100번 쓰는 과정에서 얻는 인사이트가 있다. 그 통찰이라는 것은 자신이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간절함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100번 쓰는 일은 목표에 내 진심을 담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100번 쓰기를 곧바로 시작하진 않았다. 우선 내 목표에 대한 성찰 시간과 주변 환경 정리를 먼저 해야 했다. 몇몇 목표를 돌아보고 우선순위 정하는 일이 중요한 점을 깨달았다. 정말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지도 되물었고, 이 목표를 이루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함이 내게 정말 있는지를 숙고했다. 그 결과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목표는 작은 꿈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 충실하면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샘솟는다. 그것이 목표다. 그래서 꿈꾸는 일을 멈추지 말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고, 소망하는 바를 떠 올리고 버킷리스트로 기록해 두는 일의 의미도 알았다. 두 가지 모두 목표의 가치를 찾는 중요한 일과라는 말이다. 


둘째, 목표는 몸이 먼저 반응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 시간 계획을 세운다. 한데 이 계획은 새로운 일인지라 기존 내 습관과 충돌한다. 이 충돌이 힘겨우면 포기하는 것이다. 해서 해서 켈리델리 켈리최 CEO는 삼일에 한 번씩 내 목표를 의식적으로 앞 순위에 놓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 역시 100번 쓰기에 더해 100번 말하기를 권했다. 두 거장이 이처럼 얘기하는 것을 보면 이 일은 분명 특별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하는 특효약 같았다. 


한데 내가 좀 더 끌린 제안은 고다마 마쓰오가 쓴 '아주 작은 목표의 힘'에서 소개한 실패할 수 없는 계획을 세우라는 부분이다. 실패할 수 없는 계획은 기존 내 습관과 충돌을 피하고, 함께 공존하는 법으로 이해했다. 100번 쓰기는 정열적인 방법이라면 실패할 수 없는 계획은 온화하고 따듯한 느낌이었다. 이 느낌의 정체는 심적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 실천 중이다. 이를테면 매일매일 한 편 글쓰기는 내게 100번 쓰기처럼 느낀 것인 반면 첫 문장만 써 보기는 내가 실패할 수 없는 계획이었다. 그렇게 물꼬가 트면 글은 술술 풀릴 것이라고 낙관한다.


셋째, 목표는 우선순위 선정을 잘 해야 한다. 이 말 뜻은 빨리 이루고 싶은 목표를 먼저 하라는 것이 아니다. 내 간절함을 반영하고 내가 귀하게 여길 가치를 담은 목표를 앞 순위로 정하는 일이다. 이를테면 지금 내게 새로운 도전거리 하나가 생겼다. 그것은 '쉽게 말하기'이다. 강연을 할 때 내 언어가 아닌 참석자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콘셉트 한 단어가 '쉽게'이다.  


이 새로운 가치를 담은 목표를 세웠다. 강연 자료를 PPT로만 남기지 말고, PPT 한 장 한 장을 글로 써 보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치에 도달해 보고 싶다. 해서 이 계획을 실천할 시간을 확보하고 기존 습관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실패할 수 없는 계획을 잤고 실천 중이다. 그것이 뭣인가 하면 강연 전 자료를 보는 일이 기존 습관이다. 한데 이번에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읽으면서 핵심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쓰고 그 문장을 계속 쉽게 다시 써 보는 일이다. 이 목표에 있어서 만큼은 지금 이 방법이 가장 내게 맞고, 재밌다.


목표가 작심삼일이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고, 어쩔 수 없는 사정도 분명 있다. 이를 탓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럴 때가 포기의 순간이고, 간혹 포기라는 말을 잊은 채 목표도 잊는다는 것이다. 그럴 때 10분 아니 5분이라도 좋으니 목표를 다시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마치 확실한 이별의 이유를 찾는 심정으로 말이다. 그렇게 목표를 회고하는 과정에서조차 목표에 대한 간절함이 들지 않으면 그때 목표를 삭제하고 새로운 목표를 갖는 편이 이롭다는 것이다. 


덧붙여 만약 간절함이 들었다면 그다음으로 자신감을 높여야 한다. 그 방법으로 간절함에 배인 목표의 가치를 삼일에 한번 또는 100번 쓰기 등 방법은 재량껏 선택해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애쓰는 일이다. 실패할 수 없는 시간 계획을 세워서 말이다.




#목표 #간절한가 #몸이먼저반응 #우선순위 #가치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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