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처럼 보냈던 5개월의 소중한 시간

미국, 미시시피 스탁빌

by 여행작가 Q

이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시간의 전부가 되었던 충만한 여행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냈던 5개월의 시간을 떠올리면 언제나 마음 한 켠이 따스해진다. 전적으로 내가 만난 사람들 덕분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일기장을 읽고, 블로그 기록을 읽고, 사진을 보는데 입가에 큰 미소가 지어졌다. 1월부터 5월까지 MSU에서 지냈던 나는 매일매일 친구들과 함께 넘치는 추억을 쌓았다. 교환학생은 대학생으로서 꼭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여서 오랜 시간 준비해왔고 많은 기대를 했던 인생의 이벤트 중 하나였다. 그 이벤트를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마음 깊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미국 생활, 특히 MSU에서의 생활은 전부 내가 만난 인연들 덕분이다. 내가 받은 모든 시간에 대한 감사함.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충만한 여행이었다.


봄학기동안 네 과목을 들으며 학교 안에 있는 14개 기숙사 중 허버트 홀에서 지냈다. 주전공인 언어학 수업 두 과목, 커뮤니케이션 수업 하나, 그리고 복수전공과 연관되는 미국 정치학 수업을 하나 들었다. 고민 끝에 선택한 네 과목 수업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첫날 어색하게 강의실에 들어온 나를 보고 뒤돌아 방긋 웃어준 안나는 다음 수업 시간 때 내가 앉았던 옆자리에 앉아 인연이 시작되었다. 모든 과제를 같이 하며 카페와 학교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교내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나를 한자리에 꼭 초대해주었다. 수업 앞뒤로 앉은 이후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친해진 사만다는 알고보니 한국문화 팬이었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절친이 되었다. 그녀의 부모님과 고향친구도 덩달아 아주 가까워졌다. 수업 옆자리 인연이면서 같은 기숙사에 살아 친해진 샘, 같은 수업을 들으며 친해졌고 아르바이트 쉴 때마다 연락해주었던 로즈, 재미있는 행사가 있을 때 초대해주고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들었던 베일리 등 친구들은 내 이야기를 언제나 귀담아 들었고, 내게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해주었다. 브리짓, 토니, 조셉 등 오며가며 친해진 친구들과도 소소하게 추억을 쌓았다. 나는 그들의 친구와 또 친구가 되었고, 우리의 추억은 두 배, 세 배가 되었다.


미국에서 보냈던 5개월은 일상이 여행이었다. 매일 아침에 눈을 떠 기숙사 밖을 나가면 모든 게 새로운 문화의 연속이었다. 미국 국기가 중앙에서 펄럭이는 잔디밭을 가로질러 수업 들으러 가는 학생들 속에 하나가 되어 내 강의실을 찾아 가면 그곳에선 또 다른 새로움이 펼쳐졌다. 수업 시작할 때마다 칠판에 단어 하나를 쓰며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나온 대답으로 칠판을 메워나갔던 교수님, 통사론 수업 때 꼭 한국어 사례를 내게 알려달라고 말씀하셔서 다같이 수업에 참여하게 만들었던 교수님, 수업 때 갑자기 새소리를 냈는데 어느 학생이 똑같지 않다고 하자 다시 소리를 내고 마지막 수업 때 사진을 찍자고 하니 쿨하게 셀카 찍자고 하셨던 교수님, 출결을 문자로 보내고 트위터로 퀴즈 힌트를 주며 수업 때마다 온라인 퀴즈를 내셨던 교수님. 또한 그 수업에서 보였던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도 잊을 수 없었다. 그 안에 한 사람이 되어 이런 분위기를 경험하고 배우며 나도 많이 성장했다.


내가 있었던 미시시피 스탁빌은 'MSU 마을'라고 할 정도로 학교가 큰 영향력을 주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학교와 함께 하는 다정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음식이 가득했고 사람들의 참여가 좋았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농구 경기와 야구 경기를 보고 응원하는 재미도, 시내로 나가는 학교 버스를 타고 외출해서 월마트에 다녀온 재미도, 친구들의 차를 함께 타고 나가 시내의 숨겨진 맛집과 예쁜 카페를 발견해가는 재미도, 모두 다 여행이었다. 기숙사 밖만 나서면 다 여행이었다. 아니, 기숙사 침대밖을 벗어나면 다 여행이었다. 새롭고 재미있고 흥미롭고 궁금한 것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매일 오늘은 또 어떤 걸 하면서 이 시간을 보낼까 계획했던 나로서는 호기심 가득했던 시간이 보물같았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 이 말에 어울리는 청춘의 시간이었다. 다시 그때의 경험을 똑같이 할 수는 없겠지만,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초상같았던 그곳을 다시 한 번 더 방문하고 싶다.


DSC02222.JPG 2014, 미국, 기숙사로 가는 길
DSC02310.JPG 2014, 미국, 학교에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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