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펄로
폭포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하루 만에 다녀온 여행
뉴욕 여행 중 하루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러 다녀왔다. 자정 되기 직전에 뉴욕에서 출발한 메가버스를 타고 약 8시간을 달려 다음날 아침 일찍 뉴욕 주 버펄로시에 도착했다. 이 버스의 최종 목적지는 캐나다 토론토였고 우리는 그 길목에 있는 버펄로시에 내릴 예정이었다. 저마다의 목적으로 사람들이 꽉 찬 만원 버스였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나이아가라 폭포는 어렸을 때 읽은 만화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만화의 그림으로 전달되는 폭포의 이미지에 약간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오직 '떨어지는 물'만으로 엄청난 규모와 압도감을 보여준다는 세계적인 폭포를 직접 볼 생각에 조금 흥분되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는 시내버스 창문 너머로 처음 본 주인공은 생각보다 작게 느껴졌다. 나는 무슨 도시만 한 규모의 폭포를 예상했나 보다. 하지만 실제로 그곳에 도착해서는 마음이 바뀌었다. 정말 거. 대. 하. 다. 폭포가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 곳에선 물 떨어지는 소리가 공간을 압도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인 유람선을 타고 폭포를 보러 가기로 했다. '안갯속 아가씨호'라는 미국 측 유람선에 그들이 주는 파란색 우의를 입고 탑승했다(반대쪽 캐나다 측 유람선의 우의 색깔은 핑크색이다). 유람선은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천천히 폭포를 향한다. 폭포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가까워졌을 때 이미 떨어지는 물의 세기가 너무 세서 온 사방이 물보라가 된다. 흡사 안개, 구름 속에 있는 것 같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물보라에 정신없으면서도 대자연 물놀이처럼 느껴지는 유람선 탑승을 마쳤다. 미국 측에서 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물의 소리와 물보라의 색깔과 규모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제 사전에 준비했던 대로 캐나다 측에서 나이아가라를 볼 차례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두 나라에 걸쳐 있다. 미국에서 보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캐나다에서 보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여 가능하다면 두 나라에서 꼭 보고 싶었다. 하루 만에 국경을 넘어 두 나라를 오고 가야 했으므로 사전에 해야 될 서류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갔다.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레인보우 브릿지를 두 발로 걸어 국경을 넘었다. 캐나다에 도착해 곧장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해 직선으로 걸었다. 거리에 캐나다 국기가 펄럭였다. 캐나다 측에서 보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말발굽 모양을 하고 있고,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기 직전의 모습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다. 물은 에메랄드 색에 투명했고 깊지 않았다. 바로 앞에서 보면서도 이 물이 떨어지면서 그 정도 규모의 폭포를 만든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건지.
하나의 폭포를 양측에서, 그것도 두 나라에서 바라본다는 사실이 특별했다. 나라가 다른 것만큼이나 보이는 폭포 모습이 달라서, 두 곳을 다 보러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자연 하나만을 위해 이 곳에 왔던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았다. 물, 떨어지는 물, 엄청난 규모로 떨어지는 물, 엄청난 규모와 소리로 떨어지는 물, 나이아가라 폭포였다. 한시도 쉬지 않고 물을 흘러 보내는 눈 앞의 폭포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대자연을 그저 바라보았다. 그 후, 왔던 길을 걸어 다시 미국으로 들어갔다. 몇 시간 만에 국경을 다시 넘어온 우리를 조금은 어색하게 보았던 담당자도 '미국과 캐나다 측의 나이아가라 폭포를 둘 다 보고 싶어서 다녀왔다'라고 말하니 웃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하루 만에 두 곳을 다녀올 정도의 열정과 노력과 부지런함에 웃으며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시 한번 마음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