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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May 31. 2023

비 내리는 산

인제 소치골은 

언제나 그대로였다

앙칼진 비탈을 품은 채

푸른 숲으로 위장하고 있다

     

비 내리는 산비탈을

헉헉거리며 오르고

낭떠러지 계곡을, 살아온 세월을

청춘의 군대생활 기억하며

과감히 미끄러져 내려온다

     

운무 속에 쌓인 장엄한 산

아들보다 어린 직원

어른인 채 하는 또래 젊은이들

오랜만에 먹어보는 진화한 전투식량

     

문득, 잊고 있었구나 오늘이 입하였구나

내 인생도 마음 같으면 입하였음 좋으련만

아닌가? 무성한 이파리 넘실대는 한여름쯤인가?

설마 낙엽 지는 가을은 아니겠지

지금은 적어도

우산나물 취나물 내음 물씬 풍기는

비 내리는 무거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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