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소치골은
언제나 그대로였다
앙칼진 비탈을 품은 채
푸른 숲으로 위장하고 있다
비 내리는 산비탈을
헉헉거리며 오르고
낭떠러지 계곡을, 살아온 세월을
청춘의 군대생활 기억하며
과감히 미끄러져 내려온다
운무 속에 쌓인 장엄한 산
아들보다 어린 직원
어른인 채 하는 또래 젊은이들
오랜만에 먹어보는 진화한 전투식량
문득, 잊고 있었구나 오늘이 입하였구나
내 인생도 마음 같으면 입하였음 좋으련만
아닌가? 무성한 이파리 넘실대는 한여름쯤인가?
설마 낙엽 지는 가을은 아니겠지
지금은 적어도
우산나물 취나물 내음 물씬 풍기는
비 내리는 무거운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