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깨 들썩이며 통곡해본 적 있던가
오늘은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죽은 사람 이름 쓸 때 쓴다는 빨간펜을 들었다가
새순 같은 초록펜을 찾아내서 일기를 쓴다
여섯 개 신문에 매일 아침 확인하는 ‘오늘의 운세’
우습게도 굳이 일일이 적으면서 의지를 다졌건만
아무런 의미 없음을
부질없는 짓이었음을 머쓱해한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삶과 죽음
옳음과 옳지 못함의 경계에서 갈등하다
하릴없이 현실의 땅으로 내려서곤 한다
간밤의 아련한 꿈
저승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가
애타게 부르는 허기진 사랑가
돈만 좇는 짐승아
단 한번이라도 진심에 눈물 흘려본 적 있나
단 한번이라도 진정한 사랑 해본 적 있나
아! 비겁하다 할지 모르지만
오늘은 인적 없는 산속에서나
천둥치는 밤바다에서
목 놓아 꺼이꺼이 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