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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Feb 29. 2024

갑갑한 시간

언제 어깨 들썩이며 통곡해본 적 있던가

오늘은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죽은 사람 이름 쓸 때 쓴다는 빨간펜을 들었다가

새순 같은 초록펜을 찾아내서 일기를 쓴다

여섯 개 신문에 매일 아침 확인하는 오늘의 운세

우습게도 굳이 일일이 적으면서 의지를 다졌건만 

아무런 의미 없음을

부질없는 짓이었음을 머쓱해한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삶과 죽음

옳음과 옳지 못함의 경계에서 갈등하다

하릴없이 현실의 땅으로 내려서곤 한다

     

간밤의 아련한 꿈

저승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가

애타게 부르는 허기진 사랑가

돈만 좇는 짐승아 

단 한번이라도 진심에 눈물 흘려본 적 있나

단 한번이라도 진정한 사랑 해본 적 있나

     

비겁하다 할지 모르지만

오늘은 인적 없는 산속에서나

천둥치는 밤바다에서

목 놓아 꺼이꺼이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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