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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Feb 04. 2022

울산 아닌, 울산역에서

역사(驛舍천장에서

훠어이훠어이 내려오는 눈송이

전설의 눈발을 여기서 맞이할 줄이야...

     

사는 게 왜 이다지도 궁상맞은 거야?

세상은 처음부터 공평하지 않았거늘

함부로 평범이하로 생각했던

너희들의 훌륭함에잘났음에

굴곡진 너희들의 인생사에

내가 왜 이리도 초라해지는 걸까?

     

빈속에 소주 몇 잔속은 시린데 정신은 말짱하네

그래이제 장난 같지 않은 호기는 그만 부리자

이건 솔직히 사랑도비즈니스도 아무것도 아니다

     

퍼뜩 정신차려보니

절망의 한가운데 서 있구나

헛똑똑이였구나 순진한게 아니라 아는게 거의 없었구나

무지의 벌판에서 허수아비처럼 우쭐거리고 있었구나

아픈게 아니라아파야 하는 모래성을 딛고 있었어

     

그래도 참 다행이야

오늘 대한(大寒)을 즈음해서 

겨울은 더 깊어지니

무지하지 않은 봄은 머지 않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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