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by 조희길

이 유월에는 찬란한 슬픔을

창연한 나뭇가지에 내걸겠습니다


손금 사이로 새파랗게 힘줄 돋도록 참을 얘기하며

조그만 옹이 만들며 커가는

튼튼하고 슬기로운 아이들을 지켜보겠습니다


찌든 때와 복잡한 생각들 훌훌 털어버리고

박하냄새 싸아한 참 박하밭을 지나

우우 전신으로 울어내는

소나무 그늘을 거닐겠습니다


그리하면 필경

오늘밤은 하얀 달이 떠오르겠지요


이 유월에는

눈부신 푸르름을

창연한 빨랫줄에 내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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