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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일즈해커 럭키 Oct 29. 2023

실전 세일즈플레이#8

세일즈 실패로 가는 지름길

"당신에겐 구매하지 않겠습니다-!" 이 말은 세일즈 담당자에게 가장 치욕적인 말일 것입니다. 오늘 자동차를 구매하러 갔다가 (차마 입 밖으로 내진 못했지만) 추가적인 상담을 거부하고 매장을 나섰습니다. 같은 세일즈 직무에 일하는 사람으로써, 세일즈와 고객을 대하는 영업사원의 태도에 몹시 실망하고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흔히 B2B 세일즈는 기업 간 기업 비즈니스여서 고객이 회사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B2B세일즈도 B2C세일즈와 마찬가지로 결국 사람 대 사람의 비즈니스입니다.(더 자세한 내용은 배준현님의 스타트업 세일즈바이블을 참고해주세요!).


그래서 평소 B2B이건 B2C이건 세일즈 담당자들을 만날 때, 저 세일즈 담당자는 어떻게 세일즈 하는 지 유심히 지켜보고, 질문하고, 분석하고, 좋았던 점과 개선하면 좋을 점들을 메모하는 편입니다.


오늘 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겪은 세일즈 담당자들의 일화와 더불어, B2B와 B2C 세일즈 모두에 중요한 원칙들을 공유해봅니다.


1)세일즈는 고객의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

-총 3곳의 자동차 매장을 방문했고, 단 한 곳의 영업사원도 저의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를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은 집 다음으로 목돈이 들어가는 중요한 의사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연식이 15년도 훌쩍 넘은 소형승용차를 바꿔야 할 때가 왔습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소형승용차보다는 패밀리카로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으면서 가성비가 좋은 SUV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아이들은 9살, 4살이어서 틈만 나면 뒷자석에서 발장난을 하며 운전석과 조수석을 차곤 합니다. 그래서 앞좌석과 뒷자석의 적당한 간격도 필요한 상황이죠.

-그러나 단 한 곳의 영업사원도 제가 어떤 차를 필요로 하는지, SUV가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크기의 SUV가 필요한지, 그 정도 크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평소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는지, 아내와 함께 방문했으니 아이들도 있지 않은지, 아이들은 몇 살인지 등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세일즈는 기본적으로 질문 비즈니스입니다. 고객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 세일즈맨은 결코 좋은 세일즈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자사 제품의 기능과 특징에 대한 지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차는 연비가 얼마인가요?”라는 질문에 “아...저희가차가 워낙 많다보니 일일이 알지는 못해서요 허허.. 여기 책자에 보면 나와있을텐데 어디보자..아 여기보면 12키로정도 나오네요.” 라는 답변을 받았을 때, 저는 해당 영업사원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었습니다.


3)자사 제품, 경쟁사 제품뿐만 아니라 시장과 산업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총 3곳 중 단 1곳의 영업담당자만이 이러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11월-12월이 왜 가장 할인 프로모션을 많이 하는지, 현정부에서는 자동차 구매를 통한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서 금리를 어떻게 조정하려 하고 있으며, 구매하려고 하는 제품의 생산라인은 타 제품과 어떻게 다르게 설계되어 있는지 등. 비단 자동차라는 제품 그 자체만 아니라 내외부 환경에 대한 인사이트도 함께 공유해주어 신뢰가 갔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해당 영업담당자에게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4)타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네거티브 전략은 신뢰를 깎는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외제차 브랜드에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기 브랜드가 다른 곳들에 비해 어떤 점이 가장 차별점인가요?“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국산 타사의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악플을 올려놓은 캡쳐 이미지를 보여주더군요. 심지어 프린트까지 되어 파일첩에 꽂혀 있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준비한 세일즈 무기였을터이나,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자료가 해당 브랜드 및 영업사원에 대한 신뢰를 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랬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고객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성비, 넓은 공간, 디자인은 저희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경쟁사등에서 잘 제공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차량의 안전에 대해서는 저희 브랜드가 타사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고객님은 현재 아내와 아이분들도 있으시고, 가족이 함께 타는 차는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저희가 통과한 안전 기준은 ~~~와 같고, 이는 타사에서 결코 넘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타사 제품 무조건 좋지 않다가 아니라, 타사 제품도 충분히 좋은 제품이나, 타사 제품이 충족시킬 수 없는 고객의 니즈를 자사 제품이 채워줄 수 있다는 프레임으로 말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5)고객은 제품과 가격이 아닌, 영업 담당자를 신뢰하여 구매한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만든 매장에서, 영업담당자는 오직 “견적 어떤 모델로 뽑아드릴까요?”라는 심드렁한 질문뿐이었습니다. 제가 원한 것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여러 브랜드 차종들의 특장점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정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해당 지점의 영업담당자의 머릿속엔 오직 가격뿐이었습니다.

-단 한번의 눈맞춤도, 미소도, 구체적인 질문도 없이 원하는 차종과 가격만을 묻던 담당자에게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아, 나는 이런 영업담당자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싶어 섬뜩한 기분마저 들더군요.

-팔기 위해 가시적인 미소와 립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의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주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호감과 신뢰가 사전에 반드시 구축되어야합니다. 그래서 매장을 나오며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품을 사더라도 나는 이 사람에게 구매하진 않겠다.”라구요.


세일즈는 “팔리는가 팔리지 않는가”의 조직의 명운을 가르는 순간에 존재합니다. 고객의 상황과 문제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깊은 전문성과 인사이트를 갖춰 신뢰할 수 있는 세일즈 담당자가 더 많아지길 바라며, 저 역시 오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진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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