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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철 Nov 01. 2022

파세이브를 구별하여 기록하는 이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골프에서 배우다.

파 세이브라는 말을 아십니까?

골프를 즐기거나 지식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단어.

파세이브(par save)

말 그대로 본다면 ‘파’를 구하다 정도로 이해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미도 대략 맞습니다.


골프에서 코스마다 기준 타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대부분 거리에 따라 정해지는데 파3, 파4, 파5 정도가 보통입니다. 파3는 홀의 시작부터 공을 3번 쳐서 홀아웃을 한다는 뜻이고, 파4, 파5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보통 한 경기의 기준이 되는 18개의 홀을 다 합치면 72가 됩니다. 점수는 각 홀마다 개별 평가되고 정해진 타수의 2배가 되면 그 자리에서 경기가 중단됩니다. 그것을 더블 파라고 합니다.


이렇게 1번 홀에서 시작하여 18번까지 누적된 타수를 스코어라고 하며 기준 타수인 72를 기준으로 더 적게 친 경우를 언더, 더 많이 치면 오버가 되겠습니다. 플레이어의 수준은 평균적으로 언더에서 시작하는 프로에서부터 한 자리 타수(+9)가 더해지는 싱글 플레이어, 각 홀마다 평균 1타식 더 치는(+18) 보기 플레이어, 그리고 백돌이(+28) 등으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제가 조금 재미있게 본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파 세이브’였습니다. 타수를 기준으로 하는 점수 체계는 쉽게 이해가 가는데 파 세이브는 또 뭘까? 대략 백분율로 계산되는 파 세이브율은 쉽게 말하면 골퍼의 숏 게임 능력을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같은 파로 홀을 마치더라도 1 퍼트로 끝나는 사람과 2 퍼트로 끝나는 사람은 스타일이 완전 다른 법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파 4홀이 있는데 A라는 사람은 2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리고 2번 퍼팅을 했고, B라는 사람은 3번 만에 그린에 올라갔지만 1번 퍼팅을 했을 수 있습니다. 이 두사람의 스코어는 동일하지만 두 사람의 장점과 경기 스타일은 전혀 다릅니다. 이 경우 B의 플레이를 지칭해 파세이브를 했다고 기록합니다. 다시말해, A에 비해 B가 거리는 비록 짧았고 미스샷이 한 번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홀컵에 붙이는 숏게임 능력은 좋으며, 이 능력을 활용하여 파를 구해냈다는 것입니다. 이 설명을 듣고 나니 골프가 조금 흥미 있어졌습니다.

이렇게 섬세하고 배려가 있는 스포츠인지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타수가 낮은 순서로도 순위를 매기지만, 파세이브율이 높은 순으로도 순위를 매긴다? 이는 비록 장타는 아니지만 숏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일 겁니다.


무조건 낮은 스코어.

무조건 장타가 아니라.


얼마나 정교한지 또한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교육에서도 이런 배려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일단 시험 점수가 높을수록 좋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골프에서 타수가 낮을수록 좋은 것과 같습니다.


다음으로 공부를 오래 하는 학생들도 응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에서 멀리 보내는 장타자를 높이 평가하듯 말입니다. 티샷에서 공을 멀리 보내는 장타자일수록 낮은 타수를 기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마찬가지로 오래 공부하는 학생일수록 좋은 점수를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이요.


하지만 무조건 멀리 보냈다고 낮은 타수가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오래 공부한다고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이지만 순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좋은 점수를 얻는 학생도 응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타도 아니고 미스샷이 포함되었더라도 홀 컵에 가까이 붙여 파를 구해내는 파세이브처럼 말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온그린에 한 타 더 걸리기는 했지만 홀 컵에 가까이 붙이고 정확한 퍼팅으로 파를 구해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골프와 공부가 정확하게 일치되지는 않습니다. 파 세이브라는 개념이 참 재미있어 공부하는 학생과 억지로 끼워 맞춘 것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가 무조건 성적으로만 줄 세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적어봅니다. 하물며 스포츠인 골프에서도 낮은 성적, 장타, 숏게임을 구분하여 평가하고 있는데 우리는 소중한 아이들을 모아놓고 성적으로만 줄 세우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오히려 더 다양한 기준으로 아이들을 분류해보면 어떨까 하고 말입니다.


다양한 기준으로 아이들을 돌아보기



공부를 잘하는 아이, 끈기가 있는 아이, 집중력이 있는 아이 등으로 구분해서 평가해보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물론 그 방법에 대해서는 숙의의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소중한 아이들이 보다 행복해진다면? 그 정도의 노력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황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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