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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철 Jan 05. 2023

놀 때와 공부할 때

잘 노는 아이가 잘 큰다

"자고로 사람은 때를 잘 알아야 해" 


어른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당연히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때는 무엇인가? 우리가 말하는 때는 시간의 어느 순간이나 부분을 의미합니다. 끼니 또는 식사시간을 의미하기도 하고, 좋은 기회나 알맞은 시기를 의미하기도 하지요. 의존명사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존명사가 아니라 그냥 명사입니다. 그래서 "때가 아니다." 또는 "때는 여름이었다."와 같이 관형사 없이도 혼자서 쓰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키보드로 입력할 때 가장 오타가 나기 쉬운 글자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때를 입력하기 위해 쌍디귿을 입력하려면 키보드의 시프트를 누른 상태에서 디귿을 눌러야 하는데, 이때 무의식적으로 시프트를 누른 상태에서 다음 글자인 모음 ㅐ를 누르기 때문에 '떄'라고 입력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2016년에 발표된 조항조의 노래 '때'의 가사를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낮춰야 할 때는 낮춰야 하고, 물러나야 할 때는 물러나야지" 그렇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삼 '때' 타령을 늘어놓는 이유는 공부할 때와 놀 때를 구분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이제 학교는 겨울방학에 막 들어갔거나 이제 들어갈 준비하를 하고 있는 시즌입니다. 학년말 방학. 방학은 무슨 기간인가요? 방학은 그동안의 수업을 잠시 멈추고 학생의 건강한 심신의 발달을 위해 실시하는 장기간의 휴가입니다. 특히 3월 이 신학기인 우리나라의 학제를 기본으로 할 때 여름방학보다 겨울방학은 한 학년을 마치고 나서 주어지는 달콤한 휴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방학이 더 이상 방학이 아닌 것으로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소위 선행학습 때문입니다. 작년에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은 3월에 2학년이 됩니다. 그런데 학원에서는 겨울방학에 중2의 과정을 이미 마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도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빠른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겨울방학 특강은 선행학습입니다. 


예비 중1반, 예비 고1반은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중학교를 갓 졸업한 아이들에게 쇠사슬처럼 따라붙습니다. 그렇게 중1, 고1을 버텨낸 아이들은 중2반, 고2반 선행학습을 또 그다음은 그다음을, 그다음에 다음을... 오죽하면 선행학습 금지법이 생겼을까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이를 둘러싼 반발이나 찬반은 여전합니다. 사실 제대로 들여다보면 법률 자체도 강제성은 없고, 개인의 선행학습은 규제의 대상이 아니며, 선행학습으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을 제거함으로써 사교육에 대한 과다 참여 동기를 약화시킨다 정도로 보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방학은 놀 때라는 것입니다. 놀 때와 공부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면 결국 아이들은 학업에서 완주하지 못할 것입니다. 여름휴가에 일거리를 가지고 가는 사람은 없듯이, 아이들에게도 공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간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잘 놀 수 있는 아이가 공부도 잘할 수 있습니다. 경험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이미 검증된 사실입니다. 


우리 아이의 이번 겨울방학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요? 혹시 학원-점심-학원-저녁은 아닌가요? 놀 때를 보장해 주세요. 그래서 공부할 때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억지로 공부하는 아이는 열 시간을 공부해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정신은 딴 곳에 있기 때문이지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기 전에 먼저 아이를 믿어주세요. 그리고 놀 때를 보장해주세요.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진정 행복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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