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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철 Jul 14. 2023

기꺼이 초보자 되기

교사 소진을 뛰어넘어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삶의 비결

1만 시간의 법칙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책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저도 나름 의미 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고요. 사실 이 개념은 1993년 미국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이라는 분이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입니다. 그에 따르면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와 아마추어의 실력차이는 대부분의 연습 시간에서 비롯된다고 하면서, 우수한 집단은 연습 시간이 평균적으로 1만 시간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을 보다 보면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참 좋아합니다. 일상생활의 일반인들이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거든요. 여하튼, 삶의 현장에서 같은 직무를 수없이 반복했던 분들을 보면 눈을 감고도 직무를 수행하는 곡예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제작진이 제시하는 애꿎은 어려운 미션들도 척척 해내시는 (그리고 본인도 놀라시는) 모습을 보면, 그 분야에 달인(전문가)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평균 경력이 20년은 기본이고 30년 가까이 그 일을 하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교사의 경우 어떨까요? 교사의 평균 근무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주 56시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제외한 교육과정 운영 주인 34주를 기준하면 1년에 1,904시간 근무로 계산됩니다. 그럼 5년을 조금 넘으면 일만 시간을 넘게 되지요. 상식적으로 계산할 때 5년이면 교직에서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홀수 해가 무서워

교직에서는 홀수 해를 조심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교직의 슬럼프가 오는 시기가 있다는 건데요. 그 해가 주로 1년 차, 3년 차, 5년 차, 7년 차처럼 홀수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유난히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고, 교직이라는 게 알만하다가도 모르겠는 생각이 들 때가 주로 그렇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신규 발령 이후 5년 안에 퇴직하는 비율이 11.6%에 달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9명 중 1명이 초기 5년 안에 교직을 떠나는 것입니다. 이는 정규적 교사에게만 해당하기 때문에 실제로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는 더욱 높을 것입니다. (실제 신입 교사들의 2/3가 비정규직인 실정)


교사 소진에 대해 솔직해져야 

우리는 교사 소진에 대해 솔직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스로 5년의 위기를 넘겼다고 해도, 이제 어느 정도 경력(1만 시간)이 쌓이면서 교사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것은 번 아웃이라고도 하는 소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생 뜨겁게 불타기만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같은 직무가 반복되는 교사들은 소진을 더 빨리 겪게 됩니다. 그럼 이 소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한 분야의 전문가에서 다른 분야의 초보자로

저에게 큰 인상을 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농구선수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조던입니다. 나이키 광고의 모델로 그의 백넘버 23은 고유한 브랜드가 되었으며 이름을 제품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가 기록한 기록들은 다 적어내지 못할 정도입니다. 역대 MVP는 총 6회, 득점왕은 10회, 플레이오프 단일 경기 최다 득점인 63점과 통산 평균 득점 1경기당 30.12점은 여전히 깨지지 않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가 1993년 은퇴 후 돌연 1994년 야구 선수로 전향하는 깜짝 발표를 합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팀인 버밍햄 바론스에 입단한 것인데요. 실제로 그의 야구 성적은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127경기에 출전해서 타율은 0.202, 홈런 3개와 51타점, 30 도루를 기록했습니다. 


사람들은 조던의 야구 실패를 그의 인생 실패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던의 말은 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야구를 했던 것을 실패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최고의 선택이었다." 실제로 조던은 다시 농구로 복귀했고, 복귀 다음 해인 1996년부터 3년 연속 시카고 불스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이것이 내게는 앞서 달성한 3연패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며 "그저 타율 2할에 삼진을 엄청나게 당한 선수로만 기억하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농구 전설 23번 마이클조던과 야구선수였던 그의 모습

사람들은 조던의 야구 실패를 그의 인생 실패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던의 말은 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야구를 했던 것을 실패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최고의 선택이었다." 실제로 조던은 다시 농구로 복귀했고, 복귀 다음 해인 1996년부터 3년 연속 시카고 불스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이것이 내게는 앞서 달성한 3연패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며 "그저 타율 2할에 삼진을 엄청나게 당한 선수로만 기억하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끊임없이 배우는 교직을 위하여

모두가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또는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던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바가 많았습니다. 우리가 1만 시간의 훈련을 통해 어떤 목표에 도달하고 나면 자연스레 더 이상의 목표 없음에 방황하게 됩니다. 그것은 둘 중 하나 소진(번아웃)되거나 익숙(보아아웃)해지거나 일 것입니다. 


저는 이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배우라는 메시지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이는 평생 배우는 교직과 맞닿아 있습니다. 새롭게 배우는 것이 다른 기술일 수 있습니다. 사무직인 분이 포클레인 기술을 배우거나 택시 운전을 배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새롭게 배우는 것이 취미의 한 가지일 수 있습니다. 느지막한 나이에 새로운 악기를 배우시는 분들이 그렇습니다. 수채화를 시작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또 새롭게 배우는 것이 운동일 수 있습니다. 골프를 시작하거나 볼링을 시작하는 분들, 테니스를 새롭게 시작하는 분들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후배 교사들, 동료 교사들에게 기꺼이 초보자 되기를 권장합니다. 날로 학교 현장이 어려워지고 있고, 나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는 일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직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 어디서엔가 초보자가 되어 새로운 배워가는 즐거움,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학생을 사랑하는, 교직을 사랑하는 당신이 더욱 지치지 않도록 기꺼이 다른 분야에 초보자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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