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친절한카페사장님
커피를 좋아한다.
언제부터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커피맛을 좋아하는 것인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좋은 것인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것인지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내 모습이 좋은 것인지
어떤 정확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든 이유들이
매일 나로 하여금 커피를 마시게 한다
원래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커피를 마셨는데
빈속에 안 좋은 것 같아 요즘엔 오후 2시나 3시쯤 커피를 마신다
살 뺀다고 늘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셨는데
우유 더 넣어서 먹는다고
살이 그다지 찔 거 같지도 않고, 어차피 제자리 몸무게이니 든든하게라도 먹자는 생각으로
카페라떼를 자주 마시고 있다
주로 체인점 커피숍을 이용하다가
오늘은 집 앞에 있는 작은 커피숍에 가서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가게에 테이블이 몇 개 없고 공간도 작아서
주로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았다.
밖에서 주문을 기다리며 안에서 커피 만드시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의 완성될 무렵 친절하게 빨대를 꽂아 주시고
또 한 번 더 친절하게 우유와 커피를 잘 섞어주셨다
순간 ' 어 섞으면 안 되는데 '
난 카페라떼를 섞지 않고 마신다
첫 번째 이유는
커피를 받았을 때
그 모습이 너무 이쁘다
아래에는 하얀 우유
위에는 갈색 커피
천천히 내려오면서 색이 변하는 모습이 이뻐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두 번째 이유는
위에서 커피가 천천히 내려오면서
처음 먹었을 때 두 번째 먹었을 때 세 번째 먹었을 때
미세하지만 맛이 다른 것이 좋다
이런 나만의 이상한 이유로 카페라떼를 섞지 않고 마시는데 집 앞 카페 사장님은 친절하게 섞어주셨다
섞어주신 카페라떼 맛은
또 참 맛있었다
그래도 다음번엔 섞어서 안 주시고 그냥 주시면 좋겠는데,,,,
소심한 나의 성격이,,,,,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그런데 또......
이런걸 고민하고 있는 내가 참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