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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재고 觀我齋稿'는 조선 후기의 문신 조영석趙榮祏 (1686, 숙종 12~1761, 영조 37 )의 시詩·서序·기記·제발題跋 등을 수록한 시문집입니다. 책에는 18세기 한국의 시·서·화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저자 조영석은 물론 정선·이병연 등에 관한 기록들이 있습니다. 1984년에 필사본 2 책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영인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원문 이미지를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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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의 '진주잡시 秦州雜詩' 차운
其七
나무 사이로 비스듬히 통하는 쓸쓸한 화량花梁 [1]길,
세상이 평온하니 낡은 군선(艦) 가득하고, 허물어진 요새는 성문(關)이 기울었다.
바닷물은 밀물 썰물을 알건만, 오가는 이 뜸하다.
멀리 강 둑 초가 정자에 눈길 보내 시름을 달랜다
[1] 화량진花梁鎭: 경기도 수원과 화성 일대에 있던 옛 고을 이름으로, 조선 전기에 경기수군절도사영이 설치되어 있었음, 현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지화리 추정
其八
배를 띄우고 물길 따라 들어서서, 멀리 깎아지른 강둑(㫁岸)을 돌아본다.
강가에 뿔피리 소리 가까워지고, 섬 관리의 행차 다가온다.
파도는 깊은 바다를 가로막고, 밭 두둑이 작은 들판에 열려있다.
주민들은 세상을 피한 게 아니건만, 오직 생계가 고달프다.
其九
큰 언덕 위 마구간은 바다를 바라보는 정자로 손색이 없다.
저 멀리 흰 비단 같은 파도가 반짝이고, 산봉우리는 온통 황톳빛이요 푸르름이 없다.
관청 허가받은 마장馬場에서 말을 기르니, 백성들이 수령을 반긴다.
땅은 넓고 마을은 부유하며 논밭은 마치 수도 근교와 같이 단정하다
(원문 주석) 주민들은 (고관대작 같은) 다른 이들을 좀처럼 보지 못해, 관청 말이 들판에 오면 관속들을 따라다니며 스스로 영광이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