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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Mar 09. 2024

반쪽이를 찾아요.

1+1은 진정 운명일까요?

반쪽이를 찾는 일을 부모가 도와줘야 할까요. 바쁜 인생 각자 알아서 할 일이지요. 왜 자녀의 반쪽이를 찾아주고 있냐고요. 언제까지 아이들의 곁에서 시중들 생각이죠? 밥술은 떠먹으니 이제 그만 자신의 반쪽은 자신이 찾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짝짝이 인생이면 어때요. 좀 어울리지 않으면 어때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벗어버리면 될 일을요.


자녀의 반쪽이를 찾아주고 계신가요? 아니 미리 준비해 놓고 계시다고요? 저처럼 반쪽이들을 늘어놓고 자녀에게 하소연을 하고 있나요?


내 반쪽이는 늘 곁에 있지요. 딱 붙어서 짝지어 있지요. 반면 아이들의 반쪽이를 보세요. 다들 홀가분하게 홀로 다닙니다. 세상 편하게 자유롭습니다. 한 군데 닮은 구석도 없는 아니 죄다 닮은 꼴인데 왜 반쪽이들은 안 보이냐고요.




바쁜 아침 등교 준비 시간 양말을 늘어놓고 이야깃거리를 찾아 신이 나 반짝거리는 눈을 한 엄마를 보세요. 아이는 눈치껏 목이 짧은 여름 양말을 꺼내 신습니다. 짝도 맞고 색도 마음에 드는 양말을 다행히 찾아 작은 발에 껴 넣습니다. 오늘은 날도 따뜻하니 발목이 좀 나와도 좋습니다.


내일은 어쩌냐고요. 소파에 쌓인 옷더미를 다 개키면 부스러기 같은 양말들이 반쪽이를 찾아 양말통으로 조용히 착착착 들어가 줄까요? 빨래를 다 개도 짝 잃은 양말은 늘 가방 불룩하게 하나는 나오는걸요. 반쪽이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찾지 못하고 홀로 지내다 쓰레기통으로 영영 퇴장하는 분들도 계시지요.


우리 그냥 자유롭게 해 주세요! 네?

왜 발은 두 짝으로 만들어 놓으셨나요!




양말공장 사장님은 장사를 잘해요. 같은 모양 같은 색깔만 만들면 대충 짝지어 천년만년 신을까 봐 깔별, 모양별로 죄다 다르게 만들어 뭉터기로 팔지요. 월화수목금토일,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날, 일곱 색깔 무지개 양말을 아시나요? 줄무늬 양말이라고 다 같은 줄무늬가 아니지요. 줄무늬 색깔이 묘하게 다릅니다. 줄무늬가 같다면 단색 부분 포인트를 주지요. 점무늬라고 같은 점무늬가 아닙니다. 도트의 색과 크기에 또는 색 반전을 통해 차이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디자인 영업 시대. 계절에 따라 두께가 달라집니다. 장목, 중목, 단목 길이의 변화, 신발에 따라 신는 양말의 가짓수는 무한대로 늘어납니다.



우린

모두 짝이 있어야 할까요?

반쪽이는 모두 1+1 운명일까요?


이 불쌍한 반쪽이들을 위해

유행을 선도할

짝짝이 양말 시대를 열어줄

용기 있는 분 누구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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