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어느 날은 체감 온도가 41도라고 했다.
가뭄으로 제한 급수가 시작되었다.
수압을 조절해 물을 쓴다.
가뭄이 계속되면 학교가 쉰다고 했다.
학교는 조용하지만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불안함이 내 귀에도 들렸다.
어수선한 가운데...
정전이 됐다.
더워서 전력까지 모자라는 상태인가!
낮인데 실내는 깜깜한 밤처럼 어둠에 휩싸였다.
전기는 바로 들어왔다.
에어컨이 안 돌아갔다.
냉장고 온도를 가리키는 숫자가 점점 올라갔다.
태양볕에 달아오른 벽돌 건물이 내부를 빠르게 데웠다.
한전에 전화를 했다.
까마귀가 전선에 앉았다가 일어난 사고라고 했다.
까마귀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전력이 모자라는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에어컨이 멈추니 선풍기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재앙이 한 발 우리에게 다가왔을 뿐인데.
봄철 양간지풍을 타고 번지는 산불이 났을 때,
태풍 루사가 하루 870밀리미터의 물을 퍼부어 오봉댐이 무너진다고 했을 때 느꼈던
인간의 무력함.
두려움이 엄습했다.
어설픈 문명의 혜택을 누리다 된통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그것이 한순간에 다가올 수도, 점진적으로 찾아올 수도, 언제든 찾아올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인간.
대관령국사성황당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한다.
기우제라니!
‘단오의 고장’ 다운 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