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 둘을 대동하고 다*소에 갔다. 워셔액을 사러 잠시 들렀다. 이천 원짜리 워셔액을 먼저 골라 큰 아들 손에 쥐여 주고 함께 욕실 청소용품 코너로 갔다.
이것저것 집어 들었다. 이런 티슈, 저런 티슈, 수세미, 걸레, 비누...
“아들 유리 세정제 찾아봐. 하나 사자. ”
“손 소독제 뿌리고 닦으면 돼요. ”
나는 손 소독제가 없는데 아들들은 자꾸 딴 소리만 했다.
“집에 세제 많은데 그냥 그거 써요.”
써 봤는데 잘 안 닦이는 걸 어쩌냐.
“그냥 안 닦고도 잘 살잖아요. ”
그건 그렇지만 나는 번쩍번쩍 광나게 한 번 살아보고 싶다만.
그렇게 욕실 코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발견한 유리 세정제는 단돈 천 원이었다. 이천 원도 아니고 천 원인데 내 소원 풀이를 못 하겠는가. 당당하게 집어 들었다.
두 아들들 손과 내 손에까지 청소용품이 가득했다. 계산서에는 이만 이천 원이 찍혔다. 워셔액은 이천 원이다. 이천 원짜리 워셔액을 사러 가서 이만 원치 청소용품을 더 샀다. 소비의 마법은 늘 놀랍다. 그러나 청소를 하고 난 후 느끼는 개운함을 미리 느끼며 만족에 만족을 더했다.
집으로 돌아와 내 책상 아래 분홍 봉투에 든 청소용품과 더불어 오늘 사 온 물건들을 모두 꺼냈다. 개중에는 지난번에 산 것과 똑같은 수세미도 있었다. 나는 정말 열심히 욕실을 문지르고 싶은가 보다. 청소 의지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정리에 돌입했다. 욕실 용품이니 욕실 수납장에 차곡차곡 넣었다. 정리하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그중 하나를 꺼내 시연을 하기로 했다. 욕실 청소 처음부터 소원하던 유리 세정제, 드디어 사 온 유리 세정제를 거울에 뿌렸다. 향기롭다. 마른 천으로 닦고 뒤집어서 닦았다. 광이 난다. 번쩍인다. 세정제가 세분화되어 있는 이유가 다 있었다.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다 있었던 거다.
천 원의 만족. 칙칙 몇 번 뿌리고 남은 유리 세정제는 양이 엄청 많다. 백 번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저 투명 통에 든 파랑 물이 다하도록 나는 거울을 박박 닦을 것이다.
집에 있는 온갖 유리여, 거울이여! 딱 기다려!
‘살림의 기적 100일 살다 4’ <해우소>는
화장실 청소를 하자는 나와의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