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먼저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는 오늘을 살자. 그런 마음으로 나를 위해 외출한다. 나의 손목, 팔목, 팔뚝을 위하여 토시를 사러 간다.
토시는 집에 있다. 두 개나 있다. 그런데 당장 오늘 바로 필요하다. 유독 추웠던 아침이다. 이천 원을 나를 위해 소비하며 사랑을 표현해 보자. 절대 과소비가 아니다.
그래도 토시를 사서 가게로 돌아오니 남편 하는 말, “집에 토시 있지 않아?”
‘여보 집에 두 개나 더 있지만 오늘 당장 필요해서 하나 더 샀어요. 오늘의 나를 위해서 말이지요.’ 당당하게 속으로 말했다. 사실 집 어느 구석에 박아놨는지 모른다. 그래도 마음먹고 찾아보면 한 시간 안에는 찾을 수 있을 텐데. 그 수고를 덜었으니 오늘의 소비는 꽤 만족스럽다.
나를 위한 소비를 했다. 그런데 과연 나를 위한 소비만 했을까.
초록과 흰색 체크무늬 토시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나를 위한 물건을 골랐으니 이제 다른 이의 물건도 눈에 들어온다. 털이 보송보송한 딸아이의 머리끈이다. 가방걸이도 눈에 들어온다. 핑크와 까만색 머리끈을 집어 들고 내 팔토시와 함께 계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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