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을 참아라, 딱 100일만

15 야식 참기 보름의 비결

by 눈항아리

보름 동안 야식을 안 먹었다. 그 비결은?


첫째, 나는 요즘 음식에 그다지 흥미가 없다. 일단 먹기 시작하면 많이 먹어서 문제이기는 하다.


둘째, 바쁜 저녁 시간을 보낸다. 저녁 식사 후 9시까지 일을 한다. 퇴근까지는 ‘안전빵’이다.


셋째, 집에 도착하면서부터가 가장 큰 문제다. 마음이 노곤해지고 몸이 흐물흐물해지고 약해진다. 그러나 집에는 먹을 게 없다. 간식거리를 비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트, 편의점은 주변에 없다. 먹고 싶어도 먹을 게 없다. 사러 갈 수도 없다.


넷째, 마음을 모질게 먹었다. 딱 단념하고 야식에게 철벽을 쳤다. 금연을 결심한 사람처럼 나는 강단 있게 야식을 끊고 있다.

그게 그렇게 힘드냐고 물으신다면, 나에게 그리 힘들지 않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금연을 할 때면 금단증상이 있다고 하는데 야식을 참으면서 금단 증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금단 증상과 비슷한 종류의 일들이 간혹 주변에서 일어난다. 끊임없는 유혹의 손길, 유혹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치킨 먹을까? 애들 고모가 물었다. 치킨 먹을까? 남편이 물었다. 단칼에 ‘아니’라고 말했다.

엄마 나 요즘 피자가 당겨, 큰 아들이 말했다. 아들에게 피자는 저녁 식사로 먹자고 했다.

냉정하고 야멸차게 말했지만 두 번 물어봤으면 아마도 넘어가지 않았을까.


다섯째, 매일 몸무게를 잰다. 밤에 잰다. 몸무게는 보상이다. 보름 전보다 몸무게 일의 자리 숫자가 2킬로그램이나 빠졌다. 숫자는 즉각적인 보상이다.

더 큰 보상을 위해 아침에도 체중을 재기 시작했다. 아침의 기쁨은 최상이다. 밤보다 500그램 정도가 덜어진다. 일의 자리 숫자가 3킬로그램 빠지는 셈이다. 다시 밥을 먹으면 몇 백 그램 늘어나겠지만 아침의 숫자는 야식을 참는 힘이 된다.



야식을 참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뱃속이 편해지고 배가 날씬해지는 등의 많은 이점이 있다. 그러나 야식을 참는데 정작 필요한 건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조건이다. 먹을 게 안 보여야 한다. 먹을 시간이 없어야 한다. 보상이 즉각적이어야 한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과 같이 나는 스스로를 훈련시키고 있는 것 같다.



나와 복실이는 차례대로 체중을 잰다. 내가 저울에 올라가면 슬쩍 뒤쪽에서 발 하나가 더 올라온다. 몇 백그램 더 올리고 기뻐한다. 치사하다. 복실이는 체중 재는 걸 싫어했는데 이제는 잘 올라간다. 어제보다 빠졌다고 기뻐하는 복실이다. 그런 아이에게 체중을 기록하자고 하니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오빠들이 보고 놀린다며 기겁을 한다. 초등 여자 아이에게도 몸무게는 비밀스러운거다. 그러니 나의 무게가 궁금하다고 묻지 마시라.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참은 만큼 무게가 빠진다는 사실이다. 그건 강력한 훈련의 보상이다. 몸무게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줄어들지 그것이 문제이기는 하다. 분명 한계가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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