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가 받아쓰기 연습을 한다. 이번 주에는 글씨 쓸 것이 많아서 입이 댓 발 나왔다. 평소보다 한 쪽 많은 것 같은데 엄청 많은 것 처럼 짜증을 부린다.
달복이 오빠는 일기 쓰기 숙제를 마치고 양치도 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숙제가 많은 것 보다 게임을 시작하지 못해서 그러가 보다.
마음이 급하니 가로로 쭉 쓰다 세로로 쓴다. 어릴 적 빽빽이나 글씨 따라 쓰기를 할 때 나도 그랬는데 하며 웃음이 피식 났다.
결국은 다 쓰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아 버렸다. 삐죽거리는 입이 예뻐서 따라들어가 버둥거리며 소리치는 걸 다 받아 주었다. 같이 소리도 지르고 웃기도 했다.
복실이는 숙제를 나중에 하고 싶다고 하고 엄마는 너의 숙제이니 알아서 하라고 했다. 복실이는 게임을 하러 나가고 나는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숙제는 다 했을까?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니 좋은 일요일이다.
짜증부리는 아이가 이뻐보이는 날도 있다. 마음의 여유란 그런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