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인사

문안인사

by 눈항아리

들깨는 다 터셨나요? 비가 내립니다. 마당이 축축합니다. 젖은 마당을 가로등이 비추고 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들깨가 맞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제 들깨 타작은 다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전화를 들어 안부를 묻는 일이 무어 그리 어려운 일일까요. 이렇게 마음속으로나마 아버지의 안부를 묻습니다. 비가 오면 다리가 더 아프실 텐데 오늘은 좀 어떠세요? 비가 오면 일을 쉬니 뜨끈하게 찜질도 하고 푹 쉬세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는 다리도 허리도 아프셨지요. 어린아이로 돌아가 콩콩 두드려 드리고 싶습니다. 가끔 복실이와 달복이가 팔다리를 콩콩 두드려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꼬마들도 자주 데리고 가야 하는데 할아버지가 누리는 당연한 기쁨을 많이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전 아이들을 깨워야 하는데 뭉그적거리고 있습니다. 가끔 새벽에 일어나 있으면 아버지가 새벽같이 논에 나갔다 오던 일이 생각납니다. 새벽잠을 줄여가며 힘드셨지요? 그땐 아버지의 새벽잠이 없는 줄 알았지요. 깜깜한 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찬 바람맞으며 나가셨지요. 전 새벽바람을 가로지르며 달리지는 않으나 저를 키워내느라 열심히 새벽의 어둠을 헤치며묵묵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좀 늦었는데 얼른 아이들 깨우러 의자에서 일어나야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2024. 11.26



어제는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구름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던지요. 구름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가 실내로 들어와 밝았다 어두워졌다 하며 전등 깜빡이듯 하루 종일 깜빡깜빡했습니다. 들깨는 다 털었나요? 깻대가 바람에 날아가지는 않았겠지요? 다 털지도 않은 깻대가 밭에 남아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됩니다. 저희 집엔 밭에 있던 잔 가지들이 휘날려 마당에 날아와 있었지요. 현관문 앞에 있던 박스가 날아가 마당 반대편 구석으로 날아갔습니다. 비소식이 눈소식으로 대설특보로 바뀌었습니다. 지난해처럼 눈이 많이 오면 어쩌지요? 무거운 눈이 내린다는데 옥상의 눈을 또 치울 생각을 하면 한걱정이 됩니다. 눈이 내리면 오토바이는 타고 나가지 마세요. 미끄러지면 큰일 납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오늘은 더 춥다니 단단히 입고 나가세요. 날씨 안 좋은 날은 집에만 계시면 좋겠는데 그건 또 안 되겠지요?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요. 인터넷 이웃님들께 안부인사를 하다 아버지께 이렇게 하루의 기쁨을 먼저 전하게 되니 참 좋습니다. 다리가 많이 안 아프시면 좋겠습니다.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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