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깜깜한 골목길은 안 보이고 가로등 불빛이 한 곳에 박혀있다. 참 밝고 빛났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난다. 주황빛 점멸등이 깜빡인다. 어린이는 다들 잠을 잘 것 같은 시간인데 속도를 측정해 준다. 밤에 열심히도 일하네. 교차로 신호등을 지나간다. 깜깜함 밤이면 초록불도 빨강불도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바닥에 직선으로 들어오는 불빛도 휘황찬란하다. 교차로를 지나 간판불 꺼진 붕어빵 가게를 지나간다. 언제든 지나가며 한 번은 차에서 내려 사 먹을까 고민하게 된다. 여름엔 그 옆에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마트를 지나면서 고민했었는데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불 밝힌 편의점을 지나간다. 편의점에 들르자고 하면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를 텐데 차 세울 곳 없이 주차가 빽빽하다. 간판 불도 없는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간다. 산도 바다도 어둠에 묻혔다. 하늘도 까맣다. 도로를 밝히는 빛을 따라간다. 굴다리를 지나면 어둠이 성큼 다가온다. 차의 불빛만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순간이 온다. 속도를 더욱 줄이고 불을 더욱 밝힌다. 어둠을 더듬어가듯 천천히 달린다. 드문드문 가로등을 만난다. 굽이진 물길을 따라간다. 우리 집은 까만 산이 품고 있다. 집 앞을 비추는 불빛이 멀리서 보인다. 마당을 밝히는 가로등에 안도한다. 시동을 끄면 자동차 불이 꺼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복이가 마당을 더욱 밝히는 불을 켠다. 거실불이 들어오고 우리 집에 불을 밝힌다. 오늘도 잘 달려 여기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