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자마자 빨래를 갭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세탁기를 돌리는 것처럼 습관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집에 오면 제일 처음 하는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면 태산을 옮기는 기적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기적 이루기 참 쉽습니다. 작지만 큰 기적을 내 손으로 만들어낸다니 벌써부터 뿌듯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소파 위 담요 아래 양말이 숨겨져 있는 건 안 비밀입니다. 양말은 늘 짝을 맞춰 신고 세탁 바구니에도 짝꿍과 같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짝이 안 맞는 나 홀로 양말이 항상 나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홀로 양말’ 너무 많아 첫날 세어 봤지요. 첫날 25개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세었더니 23개입니다. 매일 조금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줄어들지 않습니다. ‘홀로 양말 불변의 법칙’ 같은 게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식구 수에 따라 홀로 양말이 되는 수가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그 수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럼 그 양말이 늘 같은 남아있는 양말인고 하니 그것도 아닙니다. 어느 날은 짝을 찾아 서랍장으로 들어갑니다. 신기한 일이지요. 더 신기한 건 세탁 바구니를 싹 비워도 개수가 유지된다는 겁니다. 세탁 바구니가 아닌 어느 구석에 박혀 있던 양말이 하나 둘 나오는가 봅니다. 소파 아래도 세탁실 구석도 기웃거려 봅니다.
여하튼 양말을 열심히 개고 있습니다. 양말을 개니 정말 좋은 점이 있습니다. 바쁜 아침에 양말 찾으려고 소파를 파헤치며 허탈해하는 아이들을 안 봐도 됩니다. 양말이 없다고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의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빨래를 개던 다음 날부터 사라졌습니다. 양말을 더 사야 하나 매일 고민했더랬죠. 귀한 아침 시간을 5분 이상 번 샘입니다. 양말의 평화 시대입니다. 서랍장에 고이 들어간 양말을 아침에 꺼내 신으며 많이도 뿌듯합니다.
요즘은 양말 신을 맛이 납니다.
모두가 짝을 찾는 그날까지 파이팅 하겠습니다.
소파를 지켜라.
태산을 옮기다 100일의 기적 10일 차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