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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수건 세탁물은 하루에 몇 장 나오나요? 가족수 곱하기 2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이상일 때도 있고 이하일 경우도 있지만 평균 그렇습니다.
수건은 하루에 한 번 세탁하나요? 그게 잘 안됩니다. 하루 한 번 세탁하는 날, 수건 세탁은 다음 날로 넘어갑니다. 저흰 밤중과 새벽을 이용해 세탁기를 돌리는데 요즘 새벽잠이 많아져서 하루 두 번 돌리기 쉽지 않네요.
그럼 수건 세탁물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요? 우리 집의 규칙은 수건을 세탁실 건조대에 널기입니다. 옷과 함께 둘둘 말아 세탁 바구니에 넣으면 엄마의 호통이 날아옵니다. 정말 하루 이틀 축축한 상태로 바구니에 박혀있으면 냄새도 냄새지만 여름철에는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온 가족이 힘을 합해 엄마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느냐 절대 아닙니다. 꼭 세탁 바구니에 던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구니까지 데려와 준 걸 감사해야 할까요? 욕실 앞에 늘어놓고 잊고 마는 꼬마도 있습니다. 건조대에 너는 아이들도 투척 수준입니다. 건조대 한 곳에 무져 놓습니다. 펴서 봉 하나에 수건 하나를 걸어야지요. 그렇게 착실히 걸어놓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침 출근 전 베란다 세탁물 정리를 합니다. 빨지 않은 세탁물일망정 정리를 하면 깨끗해 보입니다. 안 빤 수건이지만 탈탈 털어 봉 하나에 수건 하나를 반듯하게 겁니다. 반듯하게 걸린 수건을 보면 그 5인 중 누군가는 반듯하게 걸려고 노력합니다. 수건이 건조대에 쌓여 있으면 누군가는 또 그 위에 쌓아 놓습니다. 세탁실도 수시로 정리해야겠습니다.
누군가 처음 놓은 반듯한 수건이 필요합니다. 누군가 중간에 수건을 대충 던져 놓으면 또 바로잡아 반듯하게 겁니다. 누군가는 반듯하게 걸린 수건을 보고 반듯하게 걸려고 노력하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우리의 규칙은 확실합니다. 세탁물은 바구니에, 수건만은 걸어놓기!
왜 그거 하나를 못하는 건지. 어린이들 반듯하게 알았지? 그런데 범인은 꼭 어린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가정마다 만드는 작은 규칙이 있습니다. 주부의 일방적인 요구사항이기는 하지만 지켜주기 바랍니다.
어제 아침 반듯하게 널어둔 수건은 건조대 위를 다 차지했었지요. 지금 건조기에서 꺼내달랍니다. 소파는 밤 시간 동안 비어있었고 이른 새벽부터 따뜻한 빨래를 품에 안습니다. 아이들은 따듯한 빨래를 참 좋아하는데 소파도 그럴 것 같습니다. 새벽이 꽤 쌀쌀하니까요.
퇴근 후 10분 완성. 늦게 퇴근하였지만 소파는 사수하였습니다. 빨래 개는 시간이 줄어들어 다행입니다. 갈수록 빨래 개기가 수월해져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