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은
흘러넘치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고
심연으로 우리를 잡아 끌어내린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홀로 가만히.
마음은 막막한 무엇으로 가득 차 답답하다.
막힌 것 없이 뻥 뚫린 목이 멘다.
머릿속이 뿌옇다.
어둠과 겹친 짙은 안갯속에서 한 발 내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하늘이 어깨를 짓누르는 듯 땅바닥에 고정되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한 발 내딛을 생각 해 낸다면 이미 슬픔은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다.
떨어지는 방울방울 눈물이 대지의 문을 두드릴 때까지 땅은 그저 슬픔을 받아준다.
슬픔은 의연해지는 것이 아닐지도.
땅바닥 발자국에 묻어나는 내가 흘린 눈물 자욱을 밟으며,
그렇게 우리는 슬픔을 묻어놓은 채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