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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대는 엄마 리더

by 눈항아리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 맞나 보오.

여보 내 목을 어찌 좀 해주시오.


남편이 안마사로 나섰다.

목과 팔을 연결하는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남편.

죽어라 앓는 소리를 하니 복실이가 구원 투수로 나섰다.

엄마 괜찮으냐고 물어보는 건 언제나 딸아이 하나뿐이다.

아들들은 훠이 훠이 저리 가랏!

남편은 어깨를 주무르고 복실이는 다리를 통통 두드린다.

이 맛에 매일 아프다고 골골대나 보다.


“엄마 엄마는 아프니까 내가 빨래 다 갤게요. ”

그러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 식구들 모두 빨래터에 불러 모았다. 지휘자가 없으면 모이지 않는다. 마지막 정리까지 말끔하게 치워 없애는 것도 지휘자의 몫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작만 하면 별 어려움 없이 정리가 된다. 빨래가 어디에 쌓이든 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다.

혼자서 힘든 일이, 모두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방향만 잘 이끌어 주면 될지도 모른다. 리더의 역할이란 그런 것이라고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길을 보여주고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사람. 그것이 지휘자, 리더, 엄마의 역할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 또한 보살핌을 받고 함께 성장한다.


나는 엄마 리더다.

골골대는 엄마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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