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가 혼자 자전거를 탄다. 엄마랑 매일 같이 타고 엄마가 응원해 줘야 겨우 20분을 채우던 복실이가 엄마 없이 즐겁다며 자전거 페달을 굴린다. 그 이유는 아빠가 옆에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무언가를 할 때 아이들 스스로 하게 해 준다. 스스로 즐겨서, 재미있어서 아이들은 자전거를 탄다.
그런데 그런데 나의 빨래는 어떤가. 퇴근 차에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집에 도착하면 빨래부터 개자.”
주부인 나조차도 의무가 버거운데 아이들에게 빨래라는 짐 덩어리를 하나씩 얹어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하나 더 늘어난 것만 같아 내 마음속 한구석에 늘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의무도 재미나게 할 수는 없을까?
재미나게 한다면 그건 자발적이므로 이미 의무가 아닌 것이 되는 걸까?
의무와 함께 따라다니는 권리를 슬쩍 디밀어 보면 어떨까? 빨래의 의무를 다함으로써 우리는 이런 이런 권리를 누릴 수 있다. 큰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소파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생기는 것이 아닌가. 그럼 아이들이 그럴 테다.
“바닥에 앉아도 됩니다. 어머니. ”
소파에 편하게 앉아 음악을 듣고, 핸드폰을 보고, 게임을 하다 말고 슬그머니 내려오면서 말이다.
의무는 재미있을 수 없는 듯하고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작다.
나의 의무와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는 무한 권리를 누리고 의무는 등한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밥을 열심히 하자. 빨래도 열심히 하자.
방학에는 의무가 늘어난다. 오늘은 긴 겨울 방학의 시작이다. 의무야 잘해보자.
2025.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