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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치 않은 남매 출동
주말의 밭일이 한창이었다. 달복이와 복실이가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게 보였다. 잠옷 바람이다. 복실이는 핑크색 잠옷을 입고 아빠에게 물을 가져다준다. 달복이는 남색 잠옷을 입었다. 나에게 물을 가져다준다. 둘은 색깔만 다른 커플 잠옷이다. 집 안에서 볼 땐 느끼지 못했던 아이들의 잠옷이다.
남매의 커플 잠옷은 또 한 번 나타났다. 한 참 또 일을 하는데 초코파이 간식을 손에 하나씩 들고 나타났다. 곧이어 물컵을 하나씩 들고 또 나왔다. 밭에 서서 커플 잠옷 남매가 총총총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달복이와 복실이는 신발도 같다. 겨울 신발을 사이즈만 다르게 시켰다. 귀차니즘이 발동한 지난겨울 꼬마들의 신발을 같은 것으로 시켰고, 큰아이들의 신발도 크기만 다르게 똑같은 것으로 시켰다. 맹세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달복이와 복실이의 세트 잠옷 이후 맹세코.
달복이와 복실이는 사이좋은, 흔치 않은 남매 사이다. 가끔 싸우기도 하지만 대체로 사이가 좋다. 지난해까지는 손도 잡고 다녔다. 그래도 커플 잠옷을 입고 있는 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나만 알고 나만 웃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