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와 달복이가 돌아온다. 학교를 거쳐 피아노 학원을 거쳐 어느 날은 같이 온다. 등교할 땐 나란히 서서 천천히 걸어 교문을 통과하는데, 하교할 땐 앞서거니 뒤서거니 누가 더 빠르나 내기라도 하는 듯 마당으로 뛰어 들어온다.
남매는 마당을 거쳐 내 방에 갔다가 다시 가게 출입문을 향해 달린다. 둘이 내달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급기야 테라스 나무를 쿵쿵 거리며 달리다 ‘쿵!’하는 소리와 ‘앙앙! ’하는 울음소리가 연달아 들린다.
복실이가 계단을 올라오다 넘어졌다. 얼굴이 빨갛다. 복실이는 신기하게도 울면 눈썹이며 얼굴 전체가 빨갛게 변한다. 아픈가 보다. 아프다기보다 오빠보다 빨리 못 뛰어서 억울해서 그렇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다.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단다. 아프면 꼭 걷어서 보여준다. 팔꿈치랑 무릎에 부상을 당했다. 긁힌 자국이 살짝도 안 보인다. ’쿵’ 소리가 큰 것으로 보아 아이에게는 대형 사고임이 분명하다. 크게 넘어졌으니 아픈 것이 당연하다. 아프다니 환자와 같이 대해줘야 한다. 아이를 부축해서 가게 출입문으로 향했다. 아빠가 출입문에 나와있다.
“우리 복실이 괜찮아? 그래도 씩씩하게 잘 걷네. ”
잘 걷던 복실이는 아빠를 보자 절뚝거린다. 나에게 더욱 기댄다. 아빠도 복실이가 넘어지는 거대한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다시 절뚝거리는 복실이를 보더니 빙긋 웃는다.
아빠 방으로 들어온 복실이와 달복이에게 물었다.
”도대체 왜 뛰어다니는 거야 응? “
“그건 뛰어다니는 게 아니야. 엄마 먼저 찾기 놀이야. ”
“우린 매일 엄마 먼저 찾기 놀이하는데...”
복실이와 달복이의 대답을 듣고선 아주 오랜 나의 어린 시절의 일기장이 생각났다. 삐뚤빼뚤한 커다란 글씨로 채워진 일기장의 첫 문장은 매일 이렇게 시작했다.
‘학교에 갔다 오니 엄마가 없었다. 뒷집에 가 보니 엄마가 있었다. ’
‘학교에 갔다 오니 엄마가 마당에 있었다. ‘
‘학교에 갔다 오니 엄마가 안 보였다. ’
‘학교에 갔다 오니 엄마가~ ’로 시작하는 나의 일기는 국민학교 저학년 때 쓴 것이다. 나도 학교에 다녀오면 엄마부터 찾았는데, 복실이랑 달복이도 똑같다.
학교에 다녀오면 엄마가 있다는 건 아이들에게 큰 의미인가 보다. 늦은 밤까지 일하는 엄마이지만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을 맞아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