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은 숙면을 방해한다. 다른 이유도 여럿 있겠으나 어젯밤 먹은 치킨이 찍혔다. 원인을 특정해야 마음이 편하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하루 온종일 먹은 불량한 식품들, 달달한 간식은 뒷전으로 밀어버렸다. 원인을 하나로 만들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야식만 안 먹으면 왠지 잠을 잘 잘 것처럼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다각도로 짚어봐야 한다.
밤새 팔다리가 저렸다. 혈액순환이 문제일 수도, 매번 안 좋은 허리 문제일 수도 있다. 정형외과에 가면 허리나 목 문제라고 한다. 내과에 가면 혈액순환 문제라고 한다. 둘 다 문제일 수도 있다.
튀김 음식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분명하다. 분해력이 얼마나 빠른지는 모르겠으나 어젯밤이 아니더라도 몸속에서 천천히 혹은 빠르게 소화되어 내 혈관 속을 막아 버린다. 밤사이 그것이 다 이루어지는지는 미지수다.
음식을 뱃속에 넣고 자면 소화를 시키려고 혈액들이 위장으로 몰려들어 말초신경으로 혈액이 못 갈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더욱 손발이 저렸을 수도 있겠다 싶다. 혈액을 뱃속이 아니라 온몸으로 보내기 위해 야식을 먹지 말자.
운동을 너무 설렁설렁해서 그럴 수도 있다. 하루 20분 운동이 너무 미약한가? 좀 열심히 달려야 할까?
앉아 있는 자세가 너무 안 좋아서 그런가?
숙면은 못 취했지만 일어나는 시간에 깨었다. 정신은 깨어났지만 몸이 쉬고 싶다고 했다.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 몸을 다시 뉘었다. 잠을 원하는 몸과 깨어난 정신. 수시로 다시 깨어났다. 하릴없이 시계를 들여다보고 들여다보았다. 시간이 1분, 2분 단위로 움직였다. 시간이란 이상한 녀석이다. 빨리 가랄 땐 천천히 움직이고, 늦게 가랄 땐 빨리 간다.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켰다.
세탁기 통을 붙잡고 스트레칭을 했다. 건조기에 세탁물을 넣고 버튼을 동작시켰다. 내 몸도 이제 동작을 시작한다.
찬물을 세차게 틀어 손을 깨웠다. 쌀을 씻으며 손바닥 지압을 했다. 물 한 컵을 들이키며 위장을 깨웠다. 물아 맑은 피를 손과 발에 얼른 날라주어라. 내 말초신경까지 빠르게 달려라.
자전거를 달리며 의식과 같은 팔 스트레칭을 한다. 위로 아래로 앞으로 뒤로, 그리고 손을 흔든다. 온몸에 힘을 빼고 손가락을 가볍게 펴고 손을 앞으로 뒤로 흔든다. 페달을 굴리며 다리가 움직이는 박자에 맞춰 마음속으로 구령을 붙인다. 피가 손끝으로 몰려온다. 온다. 한꺼번에 몰려와 손끝에서 무언가 발사될 것 같다. 장풍? 손이 힘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은 무한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
20분 아침 운동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다. 아침해가 막 떠오른다. 태양이 떠오르는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마음을 품게 된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살아가는 힘. 나의 놀라운 힘. 손가락에 몰린 터질 것 같은, 솟구치는, 끓어오르는 느낌!
그렇게 나는 장풍의 존재유무를 검색해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