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소여의 모험을 읽으면 한쪽을 그냥 넘기기 어렵다. 달복이의 장난스러운 구석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벤이 삼단뛰기를 하며 톰이 페인트 칠을 하는 곳으로 온다. 마침 우리 달복이도 펄쩍 뛰었다. 학교 계단에서 뛰었다. 벤 처럼 삼단뛰기를 했다. 그런데 발이 아니고 손가락을 다쳐왔다. 세 계단을 한 번에 뛰어내리며 마지막에 계단 난간에 손을 박았다. 발이 아니고 손이 맞다.
다치는 것이야 늘 있는 일이다.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따라붙는 달복이에게 손가락, 발가락 부상은 흔한 일이다.
“엄마 손가락이 아픈데 학원 쉬면 안 될까요?”
“그럼 손가락을 다쳤는데 쉬어야지.”
“흐흐. 피아노 학원 앞에서 한참 동안 아픈 게 사라지나 기다렸어요. ”
“피아노 학원 앞에서 핸드폰을 본 거겠지.”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해요. 계속 있어도 아파서 그냥 왔어요. ”
“문만 열면 되는데 피아노 선생님께 쉰다고 말씀이나 드리고 오지 그랬어. 엄마가 전화할게. 내일까지 쉬어. ”
“선생님 안녕하세요. 달복이가 오늘 학교에서 손가락을 다쳤어요. 오늘 피아노 쉽니다. ”
“어머 어쩌지요? 내일 피아노 버스킹이라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거든요. ”
그렇다, 달복이는 내일은 학교에서 작은 공연을 한다. 마술이라고 얼버무리며 끝까지 뭘 하는지 숨기더니 피아노를 치기로 했나 보다. <신호등> 피아노곡을 열심히 연습하더니 학교에서 연주하는가 보다. 꼭 무슨 날이면 다친다. 신기한 일이다.
공연날 아침 달복이의 오른손 엄지손가락 부위가 살짝 부풀어 오른 것이 보였다. 피아노를 꾹꾹 눌러보더니 굽히고 치면 괜찮다고 했다.
“달복아 오늘 버스킹 잘했어? ”
학교 끝날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다. 카톡을 바로바로 확인해야 해서 핸드폰은 늘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아이가 문자는 확인을 안 한다. 나중에 전화를 하니 피아노 학원이라고 했다.
“버스킹 잘했어? ”
“그럴걸요? ”
“손가락 아픈데 피아노는 쉬지 그랬어. ”
“괜찮아요. 선생님이 조금만 하고 가래요. ”
기분이 좋은 것으로 봐선 정말 망하지는 않았나 보다.
달복이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돌아왔다.
그리고 그날 저녁 피아노 선생님이 달복이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달복이는 어스름한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선생님께서 손수 달복이의 가방을 메고 방문하시었다. 그렇다. 달복이는 자주 가방을 두고 온다. 어디든 두고 온다.
두고 온 것을 생각하자니. 바이올린을 학교 방과 후에서 수업하던 때가 떠오른다. 어느 날은 바이올린 가방을 길에 두고 왔다. 간식을 먹고 학원 가는 길에 잠깐 길거리에 앉아 있다 두고 온 것이다. 어느 날은 문방구에 그냥 두고 왔다. 문방구 주인님도 그 사실을 모르셨다.
책가방 정도야 뭐 늘 두고 오니 그러려니 한다. 선생님도 참, 가지러 오라고 전화를 하시지. 죄송스럽고 고맙다.
달복이의 손가락은 멀쩡하다. 아침에 이불을 갤 때, 저녁에 빨래 정리를 할 때면 다시 아파진다. 손가락이 아프니 머리도 못 감겠다 싶어 씻겨준다니 씻는 건 혼자 할 수 있단다. 절대 엄마가 씻겨주는 건 싫다고 했다. 지난해까지는 엄마가 다 씻겨주고 했는데... 겨우 한 해 지났다고 쌩하니 달라졌다. 달복이도 이제 남자다.
초등 5학년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