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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백수가 배설하는 아홉수 이야기

by 민영

스물아홉. 생애 세 번째로 맞이하는 아홉수, 그런데 그때 내가 무직일 줄이야.
[무직 라이프 반 년 차 소감: 행복하기 그지없다. 결단을 내린 과거의 나, 민영, 너 정말 잘했어. 칭찬해.]


한창 자리 잡고 있던 4년 차 대리가 안정적인 회사를 박차고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고, 또 많이 아팠다. 돌이켜보면, 이는 20대의 끝자락에서 맞이한 소중한 성장통이었다. 다시 한번 성장할 기회를 준 삶의 선물이랄까. 나는 글쓰기에 특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 그때의 나를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인지, 조금 더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 같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고 배설하듯, 누구나 살아가며 겪는 일들이다. 나는 그냥 살아야 하니까 살아왔던 수동인간이었다.

그랬던 내가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이 글은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내 삶의 주인이 되고자 했던 여정의 첫걸음을 기록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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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