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미 MUMI Mar 04. 2024

이거 맞아? 여기서 살 수 있을까?

외노자 생활 시작

태국으로 파견되고 일주일 정도는 타마삿 대학교에서 교육 겸 연수가 있어서 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태국 문화에 대해서도 배우고 이해는 안 되지만 태국어와 영어로 된 수업도 들으면서 일주일 정도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배정된 각 지역으로 가게 되었는데 나는 방콕에서 차로 5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지방으로 파견이 되었다. 첫 파견지는 차이야품시에 있는 학교였다. 파견되었던 시기가 태국에서는 방학기간이라 며칠 동안 태국인 선생님 집에서 지내다가 학교 관사로 들어갔다. 

한국에서 교육받을 때 분명히 교수님이 사진으로 태국 현지 집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곳에서 살진 않을 거라고 했던 집이 내가 살게 된 집이었다. 

나무로 된 2층 집이고 화장실엔 샤워기도 없고 변기도 물을 떠서 내려야 하는 한국에서는 거의 보기 힘들었던 화장실... 거기다 석회가 많은 태국인데 목욕탕에 있는 탕처럼 대리석으로 된 공간에 물을 받아 두고 사용하는 곳이었는데 바닥에는 더러운 이물질이 가득 있었다. 

거기다 한국에서도 찬 물로 샤워를 못 했던 나는 이곳에 와서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서 씻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화장실도 충격이었지만 방에는 찡쪽이라고 하는 작은 도마뱀과 방에는 없었지만 복도나 거실 쪽에는 뚜깨라고 하는 조금 큰 도마뱀도 있었는데 그나마 집안에 있는 것들은 작은 편이었지만 외부 창가 쪽에 붙어 있는 도마뱀은 크기도 크고 꼬리로 창문을 칠 때마다 창문이 깨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살게 되었다. 


그리고 방이 3개가 있는 집이라서 태국인과 중국인이랑 셋이서 살았는데 싱크대가 따로 없는 태국이라 요리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밖에 있는 수도에 가서 설거지를 하거나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집도 문제였지만 방을 봤을 땐 정말 눈물이 날 뻔했다. 


방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여기에서 살아야 한다고 하더니 양호실에 있던 침대 하나, 창고 같은 곳에 있던 책상과 의자 등 학교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방에 가져다 두고 오늘부터 지내라고 하고는 가버린 것이다. 


첫날 방을 청소하고 가져온 짐들을 정리하면서 정말 막막한 기분이었다. 이불 같은 기본적인 것도 하나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서 큰 수건인지 담요 같은 걸 덮고 잤던 것 같다. 거기다 에어컨도 없이 1년 반을 살았던 첫 태국살이.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어떻게 살았나 싶다. 

그렇게 첫날은 막막함으로 시작된 태국 학교 생활. 하지만 이건 시작의 불과했다. 

그나마 지금은 이때와 비교하면 엄청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 태국에 파견되어서 집을 직접 구하는 게 아니라 태국 현지 학교에서 구해주는 집에서 살게 된다면 많은 한국 사람들은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

정말 어메이징 타일랜드라는 말로 밖에 설명이 안 되는 태국 생활. 

앞으로 하나씩 자세히 남겨보도록 하겠다. 

 


이전 02화 나의 첫 태국의 느낌은 그린 커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