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이 사용하던 옛날 물건

멧돌,키에 얽힌 이야기

by Hi 태백

겨울이 깊어진다. 시골집은 눈으로 덮인다. 농사를 짓고 추수하면 농한기가 된다. 오래된 디딜방앗간이 있다. 디딜방아에 곡식을 찧지 않는다. 다른 집들은 방앗간 헛간을 모두 없애 버렸다. 엄니도 ‘귀신 나올 것 같다’며 쓸모없는 옛날 물건들은 불 질러 없애라고 한다. 나는 뭐가 소중하다고 버리지 못하고 구석구석에 모아 둔다. 농사짓고 음식 하면서 사용하던 것인데 쓸모없는 것들이 되어 버렸다. 한때는 필요한 것이 시대가 변하면 찾지 않는 물건이 되었다.

KakaoTalk_20250121_201209741.jpg 나의 시골집

우리는 살면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생긴다. 나는 추운 겨울날 아침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했다. 태백의 겨울은 춥고 온도가 많이 떨어진다. 자동차 정비를 미리미리 한다. 눈을 대비해서 스노타이어를 교체한다. 배터리 점검도 해야 한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시동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주말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했다. 내가 몰고 다니는 소형 전기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움직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아내의 차를 빌렸다. 한파가 몰아치는 아침 약속이 있다. 주말이라 늦장을 부린다. 약속 시간에 맞춰서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보통 휘발유 자동차는 추워도 시동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급히 옆집 차를 불러 배터리 점프를 했다. 배터리 도움을 받으면 걸려야 정상이다. 약속을 포기하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다. 추운 날씨라 다른 곳에서도 출동 서비스가 많은지 한참이 되어서 도착했다. 출동 서비스에서 점프를 했지만 걸리지 않는다. 출동한 기사님도 당황했다. 아내 자동차를 유심히 살펴본다. 기어가 중립에 놓여 있다. 배터리 문제가 아니었다. 주말 아침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점검할 것이 있다. 요즘 차들은 거의 자동 변속차들이다.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긴장하지 말고 기어가 어디에 있는지 점검해 보자. P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자동차 키가 열쇠도 있지만 자동 키도 있다. 자동 키 박스에는 작은 배터리가 있다. 오래되면 자동차 키도 배터리가 방전된다. 이럴 때 역시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이것 역시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긴 실화다. 요즘은 전기자동차가 많아졌다. 나는 소형 전기자동차를 운전한다. 겨울철 추운 날이었다. 전기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보험회사에 출동 서비스를 요청했다. 출동 서비스가 와서 점프를 해도 시동장치가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추운 겨울날 운영을 하지 못했다. 전문가에게 문의했는지 자동차 키에 있는 배터리 수명이 끝나서 시동을 걸 수 없었다.

KakaoTalk_20250121_201209741_01.jpg 멧돌

맷돌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맷돌은 아래짝과 위짝이 한 쌍이다. 아래쪽은 수쇠 위쪽은 암쇠로 맷돌을 돌리면 벗어나지 않게 되어있다. 위쪽에는 곡식을 넣은 구멍이 있고 ‘어처구니’를 꼽는 홈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맷돌이라도 ‘어처구니’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맷돌면은 정으로 쪼아 오톨하게 해야 곡식이 갈린다. 맷돌은 위로 곡식을 먹으면 옆으로 나온다. 엄니는 지금도 맷돌에 콩을 갈아 두부 만들어 먹을 것을 그리워한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콩을 하룻밤 정도 물에 담가서 불린다. 다음날 물에 불은 콩을 맷돌에 간다. 물과 콩을 함께 갈면 콩물이 된다. 가마솥에 콩물을 끊이고 짠다. 비지가 나와 우유 같은 하얀 콩물을 약한 불에서 간수를 넣으면 순두부가 만들어진다. 순두부를 두부판에 붓고 무거운 것을 눌러 주면 두부가 된다. 두부를 만드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정성이 담긴 음식이다. 지금은 믹서기가 있어 콩을 갈기도 싶지만 두부를 만들지 않는다. 식료품에 가면 다양한 두부들이 넘쳐 난다.추운 겨울에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어 웃음이 나왔다. 살다 보면 작은 실수도 하고 어려움이 생긴다. 지나고 보면 모두가 경험으로 쌓여 간다. 우리들의 삶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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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한자로 기(箕)로 쓴다, 키를 모르는 아이들은 상형문자인 한자를 생각하면 된다. 키는 곡식 껍질이나 이물질을 바람에 날려 걸러내는 농사 도구이다. 지금도 엄니는 콩 수수 들깨 같은 곡식을 털어놓으면 키질을 해서 곡식에 섞인 쭉정이를 걸러낸다. 오랫동안 사용하여 구멍 난 곳을 헝겊을 대고 사용한다. 키에 대한 추억이 있다. 어릴 때 이불에 오줌 싸면 키를 머리에 쓰고 소금 꾸러 간다. 오줌싸개 버릇을 고쳐 줄 때 엄니는 사용했다. 추운 겨울날 일어나기 싫다 이불 속에 있다가 꿈에서 오줌을 시원하게 싼다. 잠에서 깨어났는데 야단이다. 이불에 지도를 그렸다. 엄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큰일이다. 엄니는 오늘따라 혼내지 않는다. 부엌으로 가더니 키를 들고나온다. ‘옆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오라고 한다’ 추운 날 키를 머리에 쓰고 옆집 문을 두드린다. 개미 같은 소리로 ‘소금 꾸러 왔어요’한다. 아주머니는 소금을 퍼주면서 키를 쓴 머리를 두드린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창피해서 다음에는 새벽에 참지 말고 일어나겠다고 다짐한다. 겨울이 오면 이불 빨래하기 힘든 시절이다. 오줌 빨래를 들고 냇가로 간다. 얼음을 깨고 손을 호호 불며 빨래를 한다. 엄니 머리에는 입에서 나온 입김이 피어올라 새하얀 눈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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