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과즐을 먹어보았나요
새해을 맞아 지난해를 돌아본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새해가 시작 한지 3일이 지났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떠오른다. 결심이 사흘을 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새로운 것을 결심하지만 실천은 어렵다. 나는 올해 결심한다. <무엇을 하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습관 기르기>이다. 25년 커다란 결심 보다는 무엇을 하든 포기하지 말기다. 위대한 글쓰기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다. 시작 한지 3일을 넘겼다. 다행스럽다. 아직 실천하고 포기하지 않고 있다. 추위는 점점 몸속 깊이 파고 들어온다. 초저녁 조각달이 내려보다 사라졌다. 기나긴 겨울밤 별빛은 더욱 빛나고 있다. 하루 하루 무엇을 쓸까? 고민한다. 함께 글쓰기에 도전하는 밤은 깊어간다.
마을에서 내려오는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구문소마을의 경우도 그렇다. 사시랭이,갈풀썰이, 단오 그네 타기, 서낭당 소지올리기, 동지팥죽 얻어먹기 등 기억에서 사라진 것도 많다. 마을공동체사업을 시작하면서 사라지고 있는 전통문화를 발굴해서 축제를 만들었다. 축제 명칭은 구문소 용축제이다. 구문소에 전해오는 전설의 용(龍) 이야기를 테마로 하는 축제다. 구문소 용(龍)축제장에서 마을의 전통문화를 재현했다. 사시랭이, 갈풀썰이를 하고 용궁전설마당극을 무대에 올렸다.
사라지는 음식문화도 있다. 마을에서 만들어 먹던 못난이 과즐이다. 마을 사람들은 과즐을 과상 이라 했다.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과상을 만들었다. 과상은 전통한과와 유사하다. 전통한과와 비슷하지만 모양은 전혀 다르다. 오죽하면 못난이 과자라고 했을까?. 과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필요하다.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큰일을 앞두고 자랑삼아 함께 모여서 만든다.
과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쌀 튀밥을 주문한다. 튀밥집도 사라지고 있다. 먹을것이 부족할 때 튀밥은 맛있는 간식이다. 기나긴 겨울이 오기 전 튀밥을 튀워 놓는다. 장날 튀밥집에 따라가면 너무 신난다. 튀밥 기계가 돌아가고 김이 나기 시작한다. 고소한 냄새가 코로 스며든다. 까맣게 그을린 주인은 큰소리를 친다. ‘뻥이요’ 기계 앞에 앉아있던 아이들은 귀를 막고 도망친다. 튀밥집은 김으로 가득 차서 앞을 보기 힘들다. 자루에 들어가지 않은 튀밥은 눈송이처럼 공중을 떠돌다 바닥에 떨어진다. 햐얀 팦콘이 되어 흩어진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주워 먹었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다.
방앗간에서 찹쌀떡을 해온다. 찹썰떡을 시루에 질 때 어르신들의 비법이 있다. 소주를 넣는다는 것이다. 찹쌀떡을 뭉쳐서 안반(떡판) 위에 놓고 홍두깨로 민다. 국수를 미는 것과 비슷하다. 찹쌀은 찰기가 있어 밀기 어렵다. 아주 얇고 구멍이 나지 않게 밀어야 한다. 가장 솜씨가 있어야 하고 중요한 공정이다. 얇게 펴진 편을 4각 모양으로 적당히 자른다. 따뜻한 방에 말리는 작업을 한다. 밤새도록 감자전분을 묻히고 털면서 바삭바삭하게 말린다. 밤샘 작업을 한다. 기나긴 밤에 삶의 모습을 한탄하고 삶의 기쁨을 이야기한다. 잘 말려진 편에 묻은 감자전분을 털어 내고 기름에 넣어 튀긴다. 튀긴 과자에 기름이 빠지면 조청을 묻히고 쌀 튀밥을 붙이면 완성된다. 울퉁불퉁 모양도 제각각이다. 못난이 과상이 만들어진다. 좋은 상품은 잘 보관하고 부스러기를 나누어 먹는다.
과상을 구문소농촌마을 수익사업으로 시작했다. 기나긴 겨울 따뜻한 방에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만들었다. 농촌은 고령화되고 있다. 인구절벽이 현실이 되었다. 마을공동체사업으로 이어 나가던 못난이 과즐만들기 사업을 포기했다,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힘들다고 한다. 전통을 이어 받아 만들 사람도 없다. 추억을 생각하면서 만들기에는 어르신들은 힘이 부족하다. 전국의 많은 농촌마을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사라진 문화를 다시 찾기는 어렵다. 공동체를 만들어 보전하고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전통문화를 전수하려면 경제적 자립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지원하려는 의지는 부족하다. 전통문화 살리기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