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돌아오면, 아버지는 꼭 어머니께 화분을 선물하신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족 단톡방에는 꽃 사진이 올라왔다.
진로에 대한 방황으로 어머니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야 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아빠는 엄마보다 네 편이야.”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안다. “아버지는 영원한 어머니 편”이라는 것을.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근래 들어 회자할 일이 생겼다. 퇴직을 앞두고 아버지가 어머니께 신혼 때 약속했던 차를 선물한 것이다. 한 번은 나를 배웅해 주시는데, 주차장에서 이동하는 걸음이 어째 새로 뽑은 차가 아니었다.
새 차를 타고 싶다고 하니, ‘그 차는 탈 수 없다’고 하셨다. “네 엄마가 그 차를 얼마나 아끼는지 아니. 운전하는데 손을 벌벌 떠는 거 있지”
나는 아버지의 입가에 피어난 미소를 응시한 채 한동안 멍을 때려야 했다. 딸의 바람은 완벽하게 어머니로부터 밀려난 것이다.
아버지가 나보다도 어머니 편이라서 좋다. 덕분에 아버지 못지않은 ‘내 편’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