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친구의 부름에 버선발로 나가는 중이었다. 어떤 아저씨가 “하하하!” 일부러 큰 웃음소리를 내며, 내쪽으로 한 손을 휘저으셨다.
“어? 안녕하세요.”
아저씨는 당황한 나를 흘깃 쳐다보고는 가던 길을 다시 걸어가셨다. 옆에 서 있던 가족 일행은 이 이상하고도 멋쩍은 인사가 꽤나 인상적이었는지 아저씨를 한참 쳐다보셨다.
작년 가을이었다. 점심때가 되었음에도, 배탈이 나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공복에 공부를 하기란 ‘밥 안 주고 일 시키는 짓’이라 무어라도 먹어야만 했다.
도서관 옆에 위치한 노인복지관 1층에는 카페가 있다. 음료 말고도 사이드 메뉴로 쿠키나 브라우니, 머핀 등 빵류를 판다. 먹어본 적 없던 쿠키를 하나 사서 도서관 앞 야외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평소 혼잣말을 하며 지나가는 아저씨가, 내게 다가오더니 말씀하셨다.
“응? 뭐 먹어?”
“네? 아 저 쿠키요.”
“밥을 먹지. 왜 그런 걸 먹어? 이쁜 아가씨가.”
이상한 아저씨라고 생각해 왔다. 다시 호탕한 걸음걸이로 나아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에서, 나는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떠올렸다. 엉뚱해 보여도 실은 속 깊은 아저씨다.
그런데 8개월 전의 나를 어떻게 기억하시는 걸까. 그땐 안경을 쓰고 있었고, 지금도 운동복을 입었지만 지금 보다 더 초라한 모습이었는데.
당시엔 울음보가 터지기 직전이라, 아저씨의 말씀이 크게 다가왔다. 나도 큰 어른이 되면, 누군가에게 실없는 농담으로 기분을 풀어줘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분은 무슨 연유로 나를 기억하시는지 모를 일이다.
나중에 또 마주칠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내가 먼저 알아보고 더 반갑게 인사하고 싶다.
“부디 아저씨께서도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