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말을 하고 경험은 통역을 한다.
장 폴 사르트르.
은유.《쓰기의 말들》. 102. 필사. P225.
누군가 건넨 말이나 선물이 마음에 오래 남을 때가 있습니다. 똑같은 말인데도 어떤 말은 바람처럼 스쳐가고, 어떤 말은 금박 글씨처럼 마음속에 남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그 말에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독서모임을 마치자 한 선배가 다가와서 수첩과 메모수첩을 건넸습니다. 선물에는 한 자 한 자 꾹 눌러쓴 포스트잇이 있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연애편지를 받은 것처럼 마음이 설렜습니다. 쑥스럽게 선물을 내밀던 그녀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메모 수첩을 쓸 때마다 가끔씩 생각납니다.
글을 쓰고 메모를 많이 하는 제게 꼭 필요한 선물이었고 무엇보다 정성스럽게 쓴 '포스트잇' 때문이었습니다. 그 속에 그녀의 마음이 다 들어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지난 토요일 부부 독서모임에서 안혜란 선배가 이쁘게 포장한 차 선물을 회원 모두에게 전했습니다. 피라미드형 박스로 포장이 되어 있고 위쪽에 손잡이가 있어 깜찍했습니다. 무엇보다 분홍색 포장지 한 면에 쓴 글이 마음 쏙 들었습니다. 그녀는 선물을 줄 때 따로따로 골라서 줬습니다. 글을 쓴 문구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했습니다.
선물 속 내용이 뭔지는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들고 가기 좋게 만든 손잡이와 분홍색 포장지,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며 썼다는 마음이 담긴 글에 이미 감동했기 때문이지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쓰기는 나를 드러내는 기술이기 전에, 누군가와 마음을 잇는 다리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글은 외면당합니다. 독자를 생각하며 쓴 글은 여운을 남깁니다. "내 마음을 대신 말해 준 것 같다."라고 느낄 때 글은 살아 움직입니다.
그래서 글쓰기 제목을 '우정의 글쓰기'라고 지었습니다. 독자의 마음을 얻는 글, 우정을 담아 건네는 글, 그런 글이 서로의 마음을 잇고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고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갈 힘이 되는 글을 쓸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희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