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 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눈앞의 인간관계보다는 깊은
어딘가에서 홀로 지내는 것이 아닐까?
- 리베카 솔닛.
은유.《쓰기의 말들》. 필사. 104번째. P229.
축
필사 완료!
2025. 5. 19~8.30.
은유 작가 책 《쓰기의 말들》 104 꼭지를 필사했다.
하루 한 꼭지씩 104일.
토닥토닥 꾸역꾸역 썼다.
'필사만 하고 말지 굳이 글 한 편 쓸 필요가 있을까?'
필사만 하려 했다가
내 글을 쓰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말이 되든 안 되든 꾸역꾸역 기어이
내 글 한 편 썼다.
104편!
나도 《쓰기의 말들》 제2의 저자가 된 셈이다.
우리 뇌는 찾으려고 용을 써야 눈에
보여준다고 한다.
《쓰기의 말들》 책을 쓰다 보니
SNS에서 양산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은유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이 있다는 걸 알았다.
신청 첫날 월요일 아침
9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공무원 출근시각 9시에
맞춰 양산도서관에 전화했다.
수화기 너머 담당자가 약간 당황한 목소리였다.
첫날, 첫 신청자였던 셈이다.
운 좋게 은유 작가와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사인을 받았다.
저자의 숨결을 가장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었다.
필사하면서 작가의 글이 내 속으로
조금씩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내 안의 생각이 조금씩 선명해졌다.
펜 끝에서 잉크가 번지고,
종이 위에 나의 시간도 함께 번졌다.
어떤 문장은 날카롭게 가슴을 찔렀고,
어떤 문장은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었다.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작가가 쓴 글을 필사하고 난 후,
내 글도 한 편 썼다.
뭐든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면
어느 정도는 된다고 하던데......,
웬걸, 거장을 닮아 가는 건
언감생심 한 편 글 마무리하기에 급급했다.
그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야든 둥 104편의 글을 하루도
빠짐없이 썼다는 것!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것!
시력이 조금 나빠지고
배는 조금 더 나왔지만
어딘가 나도 모르게
글쓰기 전보다 글이 조금 더
좋아졌기를 기대한다.
다음 필사는 어떤 책으로 할까 신나 있다.
또 다른 작가의 글을 쓰며
시나브로 생의 환희를 맛보고 싶다.
얼마 전 아내가 성경 필사를
3여 년에 걸쳐 완성했다.
저 두꺼운 책을 언제다 하냐?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끝내 완성했다.
성공 법칙은 정해져 있다.
시작하고,
계속하고,
끝낸다.
셋 중 가장 중요한 게 '계속하기'다.
하지만 강을 건너려면 발을 먼저 물에
담가야 한다.
아내의 성경필사도,
나의 책 필사도 시작에서부터였다.
“강을 건너려면 발을 담가야 하고, 끝내려면 계속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