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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공부해서 남을 주자

세상은 왜 부하직원 편만 드는가!

by 정글


"나눔은 씨앗이다. 혼자 심으면 한 그루, 함께 나누면 숲이 된다."


배운 것을 나누고 가르칠 때, 그 가치는 배가된다. 나눔은 나를 성장시키고, 조직을 변화시키며, 모두를 행복으로 이끄는 선순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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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33년간 술로 보낸 직장 생활, 변화 없는 일상. 그러던 2017년, 나는 자기 계발을 시작했다. 서울 양재동 3P 자기경영연구소의 '독서경영리더과정'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왕복 20만 원이 넘는 교통비와 인당 220만 원이 넘는 수강료를 감당하며 아내와 함께 배움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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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서역에서 막차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했다. 새벽 1시, 부산역 선상주차장으로 빠져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쳤다. 아내와 나는 동시에 몸을 뒤로 돌렸다.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여보, 우리가 이 나이에 뭐 하는 거지?"

"그러게 말이야"


날씨는 추웠지만 우리 가슴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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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리더 강사는 매시간 강조했다. "배운 것을 남에게 가르쳐라." 처음엔 의문이 들었다. 돈과 시간을 들여서 배운 것을 왜 굳이 나눠야 하나? 하지만 나비 독서포럼의 슬로건이 '공부해서 남을 주자'였다.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슬로건의 가치에 공감하게 되었다. 나도 배운 것을 남에게 나누며 변화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Y 우체국에서의 첫 시작


Y 우체국에 우체국장으로 발령받았다. 월요일 첫 주간회의에서 나는 과장 팀장들에게 독서모임을 제안했다. 직원들은 서로 얼굴을 보며 달갑지 않은 표정이었다. 국장이 제안하자 마지못해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지혜 나비' 독서모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매달 마지막 목요일, 국장실에서 '본. 깨. 적(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 독서법을 공유하며 독서모임을 가졌다.


시간관리, 목표관리, 기록 관리, 업무관리, 독서경영으로 구성된 '3P 바이더 프로과정'을 한 달간 가르쳤다. 배운 것을 하나씩 실천했다. 이 밖에 PPT 보고서 작성법, 유튜브 운영, 블로그 활용법, 영상편집, 마인더 맵 활용법 등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자신을 브랜딩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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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에는 지역 문화센터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강의를 열었다. 그러다 '우체국 작은 대학'을 만들었다. 유튜브와 블로그 활용하여 농작물을 홍보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흙먼지를 가득 묻힌 채 "선상님, 선상님"하며 따라다니는 김순애 주민의 하회탈 같은 웃음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에 푹 패인 주름, 하얀 이를 드러내며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그분은 블로그를 개설해 블루베리, 방울토마토, 옥수수 등 농작물을 올렸다. 올리는 족족 완판 했다며 기뻐했다. 노크도 없이 불쑥 국장실에 들어와 수확한 농작물을 두고 가기도 했다.


3개월 후 변화가 나타났다. 직원들 표정이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사업 실적도 전월 대비 10%, 20% 점점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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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우체국에의 확장


S 우체국에 발령받았다. 역시 마찬가지로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정규직원뿐 아니라 비정규직 FC들까지 모임에 초대했다. 인근 카페에서 저녁시간, 음식을 나누며 독서모임을 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하나 되었다. 함께 음식을 먹고 배운 것을 나누며 우리는 한 식구가 되어갔다. 우체국 슬로건은 '가정과 일터를 즐겁게'로 정했다. 사업 실적은 전년 대비 두 배로 뛰었다.


어느 날, 영업과장 헐레벌떡 국장실에 들어왔다. 그렇잖아도 큰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국장님, 특별 승진하셨습니다!" 당시 현업에서 특별승진한다는 건 드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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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우체국서의 완성


M 우체국에 발령받았다. 마찬가지로 앞에서 해 왔던 2국 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가르쳤다.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경제전문가 교육, 마술쇼를 접목한 마케팅 방법 등 마인드 교육과 일일 워크숍 등 배우고 나누는 조직문화를 만들었다.


나눔을 통한 성장과 발전


가는 곳마다 내가 부산에서 서울을 오가며 배운 독서경영리더과정, 자기경영 3P 마스터 과정, 1인기업과정, 마케팅 교육, 디자인 툴, 유튜브, 블로그, 싱크 와이즈 등 자기 계발 시장에서 배운 내용을 아낌없이 나눴다.


가르칠 때, 나는 더 많이 배웠다. 가르치기 위해 미리 공부했다. 직원들의 질문이 내 실력을 키웠다. 사업 실적을 독려하지 않았지만, 내가 간 곳마다 실적이 올랐다. 직원들 밝은 표정과 사업 실적은 비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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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남을 주자'라는 구호를 처음 봤을 때 오타인 줄 알았다. 어릴 때 공부하지 않으면 엄마가 "이놈아 공부해서 남 주나"라며 공부하라고 나무라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해서 남을 주니 아래와 같은 유익이 있었다.


첫째, 남에게 도움을 줄 때 받는 고마움과 칭찬이 나를 뿌듯하게 만든다.

둘째,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기쁨은 자존감을 높인다.

셋째, 함께 성장하는 기쁨이 나를 더욱 열심히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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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나누는 순간 배가 된다. 혼자 간직하면 썩지만, 나누면 열매를 맺는다.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나누다 보면 개인의 성장, 조직의 변화, 모두의 행복이라는 기적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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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그 지식,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 세상은 내가 나누기를 기다리고 있다."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힘이 됩니다.



내일 18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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