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작은 성장의 불씨, 조직을 살린다

세상은 왜 부하직원 편만 드는가!

by 정글
“조직이 어둡고 무거울수록, 변화를 향한 작은 불씨가 주변을 비추고 조직 전체를 살린다.”


조직이 침체하고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으면 좀처럼 활력을 불어넣기 어렵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변화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믿음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고, 그 작은 시작이 불씨가 되어 주변을 타오르게 한다.


나는 오랫동안 술독에 빠져 살았다. 누군가 “책을 읽으면 사람이 변한다”라고 말했을 때,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런데 2017년 6월, 술을 끊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책을 제대로 읽고 싶어 독서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점점 독서의 즐거움에 빠졌다. 부정적인 마음이 긍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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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나 지인들에게서 “얼굴빛이 달라졌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독서를 통해 내가 변할 수 있다는 걸 믿게 된 순간이었다. 그 믿음은 독서모임으로 이어졌다. 발령받는 곳마다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나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었다.


그 무렵 M 우체국으로 발령을 받았다. 국장이 6개월째 공석이었다. 전임 국장이 노조와 갈등 끝에 떠난 직장이었다. 더구나 부산지방청 노조위원장이 소속되어 있는 우체국이라 아무도 이곳에 오기를 희망하지 않았다. 더구나 구 단위 우체국 2개가 합해져 직원 수가 200여 명이나 되었다. 인사 부서에 과장에게 전화해서 왜 이런 곳에 나를 발령 냈느냐고 원망했지만 푸념에 불과하다는 걸 안다.


소문대로 조직 분위기는 어둡고, 직원들 표정은 굳어 있었다. ‘공직 36년 마지막 근무지’라 생각하니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 코로나 기간이었다. 취임식은 조직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영상 메시지를 유튜브로 만들어 전 직원에게 공유했다.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직원들의 마음부터 달라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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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부들을 대상으로 '3P 바인더 프로 과정' 교육을 시작했다. 이 과정은 삶을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관리하며, 작은 실천을 바인더에 기록 관리하는 자기경영 방법이다. 이 과정뿐 아니라 '독서법', '유튜브 영상편집 과정', 'SNS 활용법'등 자기 성장 프로그램을 직원들에게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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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체국에서 침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게 한 경험이 있었다. 예를 들면, S 우체국에 근무할 당시 이지혜 팀장은 3P 바인더 프로과정과 독서법을 배웠다. 독서와 필사로 자신감을 얻었고 우울증도 극복했다. 이는 사업 실적 향상으로 이어져 승진까지 이뤄냈다. 그 경험은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M 우체국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직원들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자긍심이 올라갔다. 나 역시 가르치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부산에서 서울로 오가며 배운 내용을 아낌없이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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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혜란 직원이 기억에 남는다. 열정적으로 유튜브를 배우고,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처음에는 조회 수 3회, 5회, 12회로 미미했지만, 매주 두 번 꾸준히 업로드했다. 어느 날 아침, 환하게 웃으며 커피를 들고 내 방에 들어왔다.

“국장님, 저 구독자 50명 되었어요.”

기쁨 가득한 얼굴을 보니 나도 기뻤다. 3개월 뒤, 그녀는 구독자 100명을 돌파했고, 영상 하나가 1,500회 조회를 기록했다. 매사에 활기찼고 의욕이 넘쳤다. 그해 말 승진했다.


업무는 자율에 맡겼다. 실적은 과장 책임 하에 진행하도록 하고 간섭하지 않았다. 과장들은 자유롭게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했고, 성과가 나면 함께 케이크를 자르며 축하했다. 성과보다 더 값진 것은 직원들의 표정이었다. 웃음을 되찾은 얼굴에서 조직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진정한 변화와 성장은 외부가 아니라 내면에서 시작된다.'라는 것을 여러 우체국에 자기 계발 교육을 접목해 오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남들의 응원은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작은 실천이 쌓여 성취가 되고, 그 성취가 자신을 믿게 만든다. 자기 신뢰가 생기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힘이 솟는다.


M 우체국에 발령받고 이삿짐을 옮겼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 저녁, 귀곡산장 같은 침울한 우체국 건물을 바라보던 때가 떠오른다. 나는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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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 직원들의 축하 속에 36년 공직을 마무리했다. 글을 쓰는 지금, 그때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작은 불씨처럼 밝게 웃던 얼굴들. 배우고 나누며 보낸 즐거운 시간들. 부족한 나를 따라주고, 함께 성장해 준 사람들이 고맙고, 또 고맙다.


조직의 변화란 무언가 좋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만들어 질수 있다. 삶도 만찬가지다. 뭐든 된다고 생각하고 시도하면 시도안에 기적이 일어난다. 불평하고 따지고 안주하는 사람에게는 운도 따라오지 않는다.


내일 24화, 점심 시간 놀먼 뭐하노? 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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