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점심시간 놀면 뭐 하노!

세상은 왜 부하직원 편만 드는가!

by 정글
“시간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공평한 선물이다. 하루 86,400초,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소유하는 사람만이 삶을 주도한다.”


언젠가 TV에서 경이로운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북극 툰드라 지대의 얼어붙은 땅. 그곳에서 식물들이 일제히 싹을 틔우고 있었다. 여름은 너무나 짧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그 짧은 계절 동안 이 식물들은 있는 힘을 다해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다.


그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다. 겨울이 오기 전 최대한 많은 생명을 퍼뜨리고 살아남는 것. 그래서 그들은 늦출 여유가 없다. 하루하루, 아니 순간순간이 생존과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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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삶 역시 이 식물들의 여름과 같다. 하루하루 주어지는 86,400초. 짧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달 독서모임에서 롭 무어의 《레버리지》 책을 읽었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당신은 하루 얼마입니까?’라는 챕터를 읽으면서 내 값어치를 계산해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 작가는 똑같은 시간도 백만장자들은 한 시간당 750만 원을 번다고 했다. 우리나라 최저시급은 1만 원 남짓이다. 우리는 바쁘다 바쁘다 하면서 정작 하루를 분 단위로 기록해 보면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이 많다는 걸 금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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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 이렇게 시작했었다. 출근하면 컴퓨터를 켠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급한 답장을 보내고, 커피를 한 잔 들고 휴게실로 간다. 동료들과 퇴근 후 술 마셨던 기억을 더듬고, 한참 수다 떨다 보면 11시. 어영부영 문서 확인하고 보고서 준비하다 보면 점심시간이다. 공무원은 하늘이 무너져도 점심시간은 칼같이 지킨다. 식사 후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신다. 점심 먹는 시간보다 차 마시는 시간이 더 긴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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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시간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밥값이나 비슷한 커피를 굳이 마실 필요도 없었다. 밥 먹고 바로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무엇보다 소중한 점심시간 40분을 허투루 보내기 싫었다.


점심은 회사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밖에 나가면 오고 가는 시간과 음식 기다리는 시간이 추가되지만, 구내식당은 준비된 식판을 들고 바로 식탁으로 갈 수 있었다. 식사 시간은 15~20분이면 충분했다. 남은 40여 분이 나만의 ‘골든 타임’이었다.


국장실 회의용 탁자 앞에는 150인치 이동식 스크린을 설치하고, 이동식 빔프로젝터와 노트북을 연결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국장실은 작은 강의실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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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오가며 배운 것들을 직원들에게 나누기 시작했다. 독서법, PPT 강의안 작성법, 블로그 개설부터 발행까지, 유튜브 채널 운영법, 동영상 편집 방법, 망고보드 콘텐츠 제작, 노션, 마인드맵, 3P 바인더 활용법 등을 가르쳤다.


직원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점심시간마저 쉬고 싶은 직원들을 억지로 불러낼 수는 없다. 대신 자발적으로 참여한 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차를 마시며 편하게 앉아 대화하고 가르치고 질문을 주고받았다.


물론 모든 직원이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고객 창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교대 근무로 참여하기 어려웠고, 집배원은 배달 때문에 교육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 그들에게는 집배 팀별 치킨데이, 국장과의 간담회, 외부 강사 초빙 특강, 회사 독서모임인 '나비'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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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서 직원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반대한다는 말도 들렸다. 지부장실에 수시로 내려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국장실에 불러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려 애썼다.


처음 교육할 때는 과장·실장급 위주로 참여했지만 점차 팀장, 주무관까지 참여 인원이 확대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한 직원들과 그렇지 않은 직원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공부하는 직원들의 눈빛은 맑고 밝았고, 일에 대한 태도도 좋아졌다.


배운 것을 실제 업무에 접목하는 직원들도 생겼다. 망고 보드 디자인 툴로 직접 예금, 보험, 우편사업 홍보 콘텐츠를 만들고 현장에 활용했다. 예산을 지원해 1년 치 망고 보드 구독권을 구입하고, 부서별로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공했다.


나는 늘 생각한다. 인생은 달리는 열차와 같다고. 열차가 달리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타는 사람은 환영하고, 내리는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무엇이든 배울 기회가 있다면 퍼스트 펭귄이 되어 먼저 뛰어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뛰어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내가 배운 지식과 정보는 뇌에 저장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이를 뇌과학에서는 '그물망'이라고 한다. 그물망은 위기 상황을 대처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점심시간 40분,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고 평생 써먹을 지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 결국 인생의 차이는 그런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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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바뀌면 일상이 바뀌고, 일상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나는 발령받아 가는 국마다 내가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이지만 나눴다. 변화하고 성장하는 직원들을 눈으로 확인했다.


국장 자리에서 실적 관리와 결재만 하며 편하게 지낼 수도 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방식이 정답은 아니지만, 어떤 방식이든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 리더가 멈추면 조직도 멈춘다. 직원이 자라야 조직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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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넘게 술을 매일 마시며 허랑방탕하게 삶을 허비했다. 아무 생각 없이 되는대로 사는 것처럼 허망한 일도 없다. 때문에 남은 삶은 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자정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삶은 툰드라 지역 여름처럼 짧다. 신이 우리 삶에 허락한 하루, 86400초 선물! 소홀히 여기지 말고 진지하게 살아가는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이자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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